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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새로 만나는 길 위에서

인생을 살면서 한 직장에서 이 십 년 넘게 다니다 정년을 앞둔 마음이란 쓸쓸하면서 홀가분하면서 믿기지 않는다.

아이를 다 키워 놓고 직장을 찾아 기웃거리다 이 글 쓰는 기자는 학교 급식소 조리사로 지원을 했다. 마침 학교급식이 시작되는 시기여서 초등학교부터 학교 급식소가 생겨나고 조리 종사자를 뽑을 수밖에 없는 터, 정보를 얻어서 몇 달 전에 한식 조리사 자격증을 획득한 상태였다. 교육지원청에서 학교 급식 조리사 공개채용 하는 공고를 보고 지원해서 시험을 봤다. 운이 좋아 10대 1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다. 37세라는 늦은 나이에 공무원으로 채용되어 학생들을 위해 급식 준비를 하는 조리사로 거듭난다.

주부로 집에서 가족 끼니만을 해결하다가 첫 발령을 받은 곳이 초동면 초동초등학교였다. 처음에는 주어진 시간 안에 많은 양을 만들어내는 단체급식이라 실수도 했지만, 맏며느리의 기질을 발휘해서 적응이 빨랐다.

초보 공무원의 월급이라 적은 보수지만 가정 경제에 보태고 우리 두 아이 공부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초동초등학교에서 5년을 근무하고 전근 간 곳이 상남초등학교였다. 조리실무사들, 영양교사 그리고 교직원들과 즐거운 가족 분위기 속에서 근무한 기억이 난다. 거기서 방송통신대학을 입학하고 만기가 되어 삼랑진 초등학교로 옮겨 5년 만에 방송통신대학을 졸업했다.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두 아이가 대학진학을 하고 난 후 우울증을 달래는데 공부에 빠지는 것이 제일 좋은 치료제였지 싶다.

문학이 좋아 국문과를 지원했지만 거기서는 깊은 학문적 공부에 충실해야 했다. 진작 문학 공부는 다시 시작해야만 했고 그래서 졸업 후 문학공부 하러 부산으로 경주로 4년을 다녔다. 서정주 시인의 시, 자화상에서 자기를 키운 것은 팔할이 바람이었다고 했지만 나를 키운 것은 팔할이 문학이었고 문학을 키우게 된 것은 조리사라는 직업을 가지면서 얻었다고 할 수 있다. 밀양문협, 재능시낭송회, 밀양신문 주부기자로 활동을 하면서 시 창작 공부를 했다.

지난 2016년에는 경남예술진흥기금을 지원받아 첫 시집 ‘걱정의 배후’을 출간하고 아직도 열심히 시 창작 공부에 열정을 쏟아 붓고 있다.

2014년 폐교된 백산 초등학교, 밀양고등학교를 거쳐 종착역 예림초등학교에서 2018년 1월부터 6개월 공로연수에 들어간다. 지방공무원 일반직 7급이란 신분을 달고 졸업을 하는 셈이다.

20년 넘게 근무하면서 이룬 꿈이라면 제일 첫손가락 꼽을 수 있는 것은 시인이 된 것이다.

아들, 딸 출가시켜서 손자도 안아보게 되었고 무엇 보다 건강하게 급식사고 사고 없이 퇴직을 할 수 있는 것이 복이라고 믿는다. 온 가족이 응원해 주어 더 행복하게 이룰 수 있었던 꿈이었다.

아이들이 기다리는 한 끼, 안전하고 정성껏 만든 음식을 나누어 주며 뿌듯했던 직장을 떠나지만 사회에 나가 나이를 잊고 더욱 즐겁게 살라고 사회 적응기간을 주지 않는가. 시간이 없어 못 다한 운동이며 취미 활동을 찾아 나설 것이다.

그 길 위에서 새해를 맞으며... 
                       

김점복/밀양신문주부기자

2018-01-08 오전 10:38:00, HIT : 189, VOTE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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