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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에 밀양아리랑을 심다
밀양캘리그라피협회
[2018-09-18 오후 2:10:00]
 
 
 

(사진: 후쿠오카 아시아미술관 벽화 앞에서)

 

밀양캘리그라피협회(회장 양명희)가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2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후쿠오카를 찾아 밀양의 예술적 정서를 심어놓고 돌아왔다.

그들의 혼을 담은 예술 활동의 여정을 살펴보기로 한다.

 

⊙일본을 꿈꾸다
캘리그라피협회원들이 그들의 예술 활동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지 또 그들의 열정이 얼마나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지 밀양의 축제장과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 등 곳곳에 묻어나는 캘리그라피의 향기를 맡아보면 알게 된다.


이렇게 분주한 시간의 틈새에서 캘리그라피협회를 지도하고 있는 조덕현 선생은 1년 전부터 일본을 꿈꾸기 시작했다.


밀양아리랑의 예술적 홍보를 확대하고, 캘리그라피협회 회원들에게 국제적인 감각을 함양시키겠다는 의도에서였다.


대부분 예술가들이 외국의 갤러리를 대여하여 전시회를 갖는데 비해 이들은 인간적인 두려움을 극복하고 교감을 확대하기 위한 거리전을 계획했다.


‘스트리트 퍼포먼스(거리공연)’를 접목한 것이다.

 

⊙후쿠오카를 향해
일본 거리전 준비는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다. 여러 가지로 바쁘고 분주한 일정 속에 하나 둘 챙겨야 했던 시간들은 긴 터널처럼 길었다.


모든 준비물이 착오 없이 담겨지고 틈틈이 스스로의 기량을 키워왔던 시간의 끝.


이제는 어디에서건 작품을 만들어내어야 하는 캘리그라피 특유의 장점을 발휘해야할 순간. 일본까지 이동시간을 작품 창작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 교통편은 배편을 선택했다.


드디어 8월 30일 출발의 시간, 1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된 29명의 회원들이 배에 올랐다.


10시간 남짓 소요되는 배에서 잠시도 쉴 틈 없이 작품 창작에 빠져들었다.
짧은 시간의 작품 활동은 창작에 대한 순발력을 가지게 했고 동료들과 창작과정을 논의하며 서로의 가슴을 주고받는 소통의 시간을 담아냈다.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과 이번 일본 여정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란 확신을 가지게 했다.

 

⊙스트리트 퍼포먼스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이 바로 조선통신사 상륙기념비 앞에서였다.


밀양아리랑대축제 때 사명대사와 조선통신사행렬의 재연 장면이 눈에 선하게 피어오르고, 포로로 잡혀간 양민 3,500여 명을 송환시킨 밀양출신 사명대사의 이름이 더욱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이곳에서의 퍼포먼스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각각의 역사가 되고 있었다.


숙소에서 새벽 3~4시까지 몰두하며 밀양아리랑을 주제로 완성한 작품을 가지고 기타큐슈미술관 앞, 탄가시장 안, 유후인 거리, 후쿠오카 아시아미술관 앞 순으로 이어가며 일본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조덕현 선생은 각자의 작품으로 전개한 퍼포먼스는 사진으로 담겨 소셜미디어를 통해 세계로 알려지도록 설계했다.


다양한 연령대의 회원들이라 바라보는 방향은 같지만 서로 다른 시각과 감각으로 느끼며 창작해낸 작품들로 일본의 거리에서 만든 소통의 시간들.


그래서 어떤 작품보다도 더 아름답고 눈부신 걸작이었다.

 

⊙느낌의 순간들
기타큐슈미술관에서 일본 현대미술에 대한 감각의 문을 크게 여는 계기를 만났다. 그리고 탄가 전통시장에서 만난 일본의 캘리그라피는 실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생활예술작품이 대부분이라 다양한 관광 상품의 가능성을 보았다.


또 협회가 밀양전통시장 속에서 캘리그라피를 통해 밀양아리랑과 접목하려는 의지와 맥을 같이하고 있어 향후 많은 지침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반가움이 앞선다.


유후인에는 2인 정도가 살아가기도 어려워 보이는 작은 집 40여 채가 공예작품을 가득 안고 즐비하게 늘어져 있는 거리가 있어 이색적이었다.


후쿠오카 아시아미술관은 이번 여정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이곳에서 난해한 근·현대미술에 대한 설명을 듣는 회원들의 표정에는 수많은 생각들이 교차하고 있었다.


세계에서도 유일한 아시아 근·현대미술의 전문 미술관인 이곳에 전시된 다양한 평면작품과 입체작품들을 통해서 새로운 작품 세계에 대해 눈을 열었다.


캘리그라피는 특별히 전공을 하지 않아도 가능한 예술장르이며 대부분 회원들이 비전공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이번 여정을 통해 스스로의 열정과 노력에 따라 생활미술인도 전문미술인 못지않게 수많은 사람들에게 회복과 치유와 희망을 주는 귀한 작품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새로운 다짐들
돌아오는 배 안에서 작품들을 손질하며 우렁차게 다시 불러본 밀양아리랑은 엄청난 자부심과 자긍심을 끌어냈다.


힘들고 버거운 여정이었지만 구체적인 계획과 목적을 가지고 시작한 것인 만큼 모두에게 든든한 포만감을 가지게 했다.


마주 바라보는 눈길에는 이번의 경험들이 작품을 통해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으로 가득 찼다.


이번 여정의 참가 작가들의 작품은 12월 11일 밀양아리랑아트센터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이 전시회가 마무리되면 그들은 또 다른 도전을 향해 길을 나선다.


2019년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밀양아리랑과 고려인아리랑과의 만남을 가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밀양아리랑의 행진이 계속되는 것이다.


기자가 협회사무실을 찾은 시각은 일본에서 돌아온 지 며칠 지나지 않은 때였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회원들이 창작에 분주한 모습을 보고 놀랐다.

저들의 뜨거운 열정은 어쩌면 쉬어갈 여유조차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진: 기타큐슈미술관에서)

박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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