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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사는 즐거움

[2018-03-20 오전 11:09:00]
 
 
 

봄이 오는 소리인지 촉촉이 젖은 대지위에 따사로운 햇살이 나를 밖으로 나오게 한다. 푸른 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살짝 속삭인다. “봄이 왔어요”하는 메아리가 귓가에  깊어진다.

봄은 밖에서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 안에서도 봄은 움튼다. 천지에 봄기운이 넘칠 때 우리 마음속에서도 스멀스멀 봄기운이 기지개를 켠다.

남쪽에서 묻어오는 꽃소식에 맞추어 응달의 잔설을 접어둔 채 내 둘레에 봄맞이 채비를 했다. 세월의 변함, 어쩌면 인간은 그 속에 섭리함으로써 사랑과 번뇌를 즐기려하는 지 모른다. ‘홀로 사는 즐거움’은 법정스님의 더욱 깊어진 사유의 언어와 한층 더 맑아진 영혼의 소리를 담아 몇 년 만에 펴내는 신작 산문집이다. 법정 스님은 얼마 전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와 길상사의 회주 등 모든 직함을 벗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삶과 침묵을 선언했다.

홀로 사는 즐거움을 말하지만 결국 홀로 있는 것은 함께 있는 것임을 설파하는 책이다. 강원도 산골 오두막에서 혼자 지내는 스님은, 변하지 않는 침묵과 무소유의 철저함으로 이 시대 가장 순수한 정신의 소유자로 손꼽힌다.

법정스님의 소소한 일상들과 함께 관찰과 깨달음을 생활의 모습으로 풀어간다. 스님은 주변의 아름다움을 진정으로 느낄 수 있는 방법은 말하지 않고 묵묵히 지켜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그 사람이 먹고, 보고,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한 것이다. 하루의 일과를 곰곰이 생각해보고 자신의 삶의 모습을 뒤돌아보면 이러한 것들이 나 자신을 만들어 가는 것들이다.

현대인들의 불행은 적고 모자라서가 아니라 많고 넘쳐서 발생한다. 우리의 가슴에 따뜻함을 잃어가고 있어서 점점 더 삶이 불행해지는 것이다. 이웃들과 자연과 나누고 교감할 줄 아는 삶이 행복을 가져다준다. 행복과 불행은 개인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므로, 마음을 행복하고 감사하게 가지고 생을 살아가야 한다.

현재의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들이 모여서 이루어진다. 사람이 생각한 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업(카르마)이고 법칙이라고 한다. 한 걸음 한걸음 내딛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성이다. 어디를 향해서 나아가고 있는지 인지하고 나아가야 한다. 인생은 홀로 왔다가 홀로 떠나가는 것이 인생이다. 홀로 있을 때 고립되는 것이 아니라 고독할 수 있어야 하는데 고독은 관계 속에서 느끼는 것이고, 고립은 관계와 관련이 없는 것이다.

혼자 있을 때에도 사소한 것에 감사하고 즐겁게 긍정적으로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법정스님은 본인이 산골짜기 속에서 사는 이유를 사람들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연 속에서 본인의 리듬에 맞춰서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서라고 표현했다. 나만의 리듬과 속도를 찾고 자신만의 길을 가는 것의 즐거움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삶에서 필요할 것 같다.

고기를 먹을 때 고기의 맛뿐만 아니라 짐승의 업까지 먹는다고 경고한다. 그 짐승의 버릇, 체질, 질병, 죽임을 당할 때의 고통과 원한까지 먹는 것이라고 한다. 이 문구를 보니 즐겨먹던 육식, 계란까지 식습관을 돌아보게 되고 섬뜩한 느낌이 든다.

자기 결단 없이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지 말고 자신이 누구인지 잘 살피고 깨달아야 한다. 현재 이 순간을 살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각해야 한다. 타인이 아닌 자신이 누구인지 자각하고 순간을 즐겁게 여기면서 살아가야 한다. 남의 불행에 기뻐하지 말고 타인의 이익에 헌신하고 남을 위한 마음에서 행복이 오고 이기심을 버려야 행복이 온다는 부처님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세상은 혼자서 사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이웃과 함께 살아간다. 이웃과 어떤 관계를 이루고 있느냐에 의하여 그 삶의 의미와 가치를 매길 수 있다. 작은 것을 가지고도 이웃과 함께 나누며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알았던 우리 선인들의 순박한 그 마음씨가 그립다. 분수 밖의 욕심을 부리지 않는 맑은 가난의 미덕을 다시 생각할 때다. 탐욕을 이기려면 우선 이웃과 나누어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만나는 사람마다 보다 더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

‘진리는 홀로 있을 때 우리와 더 가까이 있다’ 홀로 있음 속에서 보이지 않는 절대 존재와 대화하는 일이 인디언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예배이다. 자주 자연 속에 들어가 혼자 지내 본 사람이라면 홀로 있음 속에서 나날이 커져가는 기쁨이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것은 삶의  본질과 맞닿는 즐거움이다.

 

서미라/밀양신문주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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