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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 씨의 행복 여행’을 따라 나서다

[2018-04-19 오전 9:55:00]
 
 
 

벚꽃이 바람결에 흔들리는 봄날, 아들 방을 청소하다 책상 위에 놓여 있는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을 만나게 되었다.

늘 비슷한 일상의 반복 속에서도 어느 날은 기쁜 마음이 많이 드는 날이었다가 또 어느 날은 슬퍼지기도 하였다 하는 날들.

이렇게 변덕스러워지는 마음은 중년의 군더더기 같은 감정일까 고민하던 봄날 중 하루였다.

여행이란 단어가 주는 설렘과 나는 과연 행복한가 하는 생각을 가끔 하였기에 눈에 띈 것이 아니었을까.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의 작가인 프랑수아 를로르는 프랑스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이다.

이 책은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실화 소설로 프랑스에서 출간되자마자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독일,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에서 번역되었고, 영화로도 제작되어 우리나라에서도 좋은 반응과 잔잔한 감동을 이끌어내기도 한 작품이다.
 

주인공 꾸뻬는 파리 한복판에서 진료를 하는 정신과 의사이다. 그의 진심어린 관심과 조언에 많은 사람이 그의 병원을 방문하고 또 진료를 받고 싶어 하는 유능한 의사이기도 하다.

어느 날 그는 남의 마음 상태를 판단하고 치료해주는 일에 회의감을 느끼게 되고, 마침 그를 찾은 환자인 어느 부인에게서 여행을 떠나보라는 권유를 받고 여러 나라를 여행하기로 마음먹게 되고 실제로 떠나게 된다.

첫 여행지로 친구가 있는 중국을 가게 되고 친구의 소개로 술집에서 만난 아가씨 잉리를 만나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친구로부터 많은 사람들은 더 큰 부자가 되고 싶고 더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듣게 된다.

중국 여행에서부터 수첩에 적게 된 ‘행복이란 무엇인가’는 매 순간 꾸뻬를 새롭게 눈 뜨게 하고 함께 여행하는 나를 되돌아보게 하였다.

잉리를 남겨두고 중국을 떠나, 못사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나라, 불법 사업이 판치는 나라, 작은 나라이지만 행복한 가정이 있는 나라, 그리고 세상에서 정신과 의사가 가장 많은 나라 등을 여행하면서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되기도 한다.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여행을 하면서 행복에 이르는 방법을 여행 수첩에 하나하나 기록하며 행복에 대한 처방을 기록해 나간다.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은 스스로 불행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없음을 깨닫고 진료실 문을 닫고 여행을 통해 행복에 대한 처방을 터득하게 되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꾸뻬와 함께 행복을 찾는 여행을 하면서 평범한 일상의 날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것인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꾸뻬의 수첩에는 꾸뻬가 느낀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적은 1번에서 23번까지의 그의 깨달음이 적혀있다.

그의 수첩에 적힌 1번을 슬쩍 엿보니 ‘행복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였다.

다른 사람과 가끔 비교하며 좌절하기도 분발하기도 하는 나를 새삼 돌아보게 하였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자주 다독이고 사랑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별안간 본의 아니게 죽을 고비를 넘기며 든 그의 생각은 ‘행복은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이다’였고, 그의 수첩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글귀는 10번째 기록인 ‘행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와 열세 번째로 기록된 ‘행복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쓸모가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였다.

평소에 늘 생각하기도 하지만 자주 잊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마지막 여행지로 다시 중국을 찾게 된 꾸뻬는 중국에서 잠시 사랑을 느낀 잉리를 술집에서 빼내어 평범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된다.

그리고 여행의 마지막에 다시 찾아오겠다고 약속한 노승과 만나 많은 얘기를 나누고, 노승에게서 그의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이 담긴 찻잔까지 선물로 받게 된다.

그의 수첩에 적힌 23번째 행복에 대한 깨달음은 ‘행복은 다른 사람의 행복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였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꾸뻬는 여행을 떠나기 전과는 달리, 병원을 찾아오는 사람에게 진심 어린 마음으로 상담을 하게 되고 또 일상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조언을 하게 된다.
 

비슷한 일상인데도 때로는 슬프게 느껴지기도 하고, 때로는 기쁘게 느껴지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내게 전해준, 한 권의 고마운 책을 다시 아들의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봄꽃이 꽃 몸살을 앓을 때, 장맛비가 음악처럼 귓전을 울리는 날, 때론 밤눈이 사락거리며 마음으로 스미는 어느 날, 꾸뻬 씨와 난 행복 여행길 어느 골목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것 같다.

 

박세연/시인,밀양신문주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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