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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미술관은 어디에 있나요?

[2018-08-14 오전 10:11:00]
 
 
 

천재지변에 가까운 폭염에 시달리는 요즘, 지치지도 않는지 매미는 온종일 쇳소리를 내며 여름이 갈까봐 안달이다. 지난해 더위도 대단했던 기억인데, 올해는 정말이지 날마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날이 계속되면서, 지구온난화 탓으로만 볼 수 없을 기상천외한 기후에, 가히 생체 실험장을 방불케 할 더위로, 태양 아래 모든 것들이 널브러져, 인간으로서의 자존과 존엄이 침해받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전기세 폭탄도 걱정이지만, 과열로 어디서 무슨 폭발물이 터질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에어컨조차 마음 놓고 켜지 못한 채, 선풍기 두 대로 사투를 벌이며, 어서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북극 극지연구소 다산기지에서도 평년 여름기온 3~7도에서, 엊그제 14도까지 기온이 올라 모기가 극성이라니, 정말이지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 재앙이 되고 있는 실정 인가보다.


인간이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을 충족해 줄 가치는 무엇일까? 인간의 행복은 어디에 초점 맞추어져 있을까?

자주 되묻는 스스로의 질문이기도 하다.


톨스토이는 그 해답을 인간의 마음속에 숨겨진 ‘사랑’에서 찾았다지만, 인간의 삶에 가장 기본적인 요소, 즉 의, 식, 주의 문제와 결부된 현실의 측면에서 본다면, 인간 내면의 속살은 어쩌면 ‘사랑’의 눈길과는 반대 방향으로 향해 있는 좁고 어두운 길에 놓여있는지도 모른다.


배려와 인내가 결여된 빈약한 영혼을 채워 줄 사유의 시간보다, 말초적 자극에 귀 기울이는 후안무치(厚顔無恥)의 무경우한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되기 때문이다. 진솔한 마음이 없는 ‘척’하는 태도에만 익숙해져 있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사단법인 기회의학숙에서는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윤리적 해이와, 일그러진 도덕성의 민낯들을 찾아 바로잡으려는 잔물결운동을 펼쳐오고 있는데, 이는 상대적 소외 계층에 대한 관심의 시선도 포함된다.

장애아동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자 기획된 ‘코끼리 미술관 그림 전시회’는 지난 7월 16일부터 20일까지 부산 범일동 소재 화신갤러리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5세 아동부터 초, 중, 고등학교 학생들과 50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나이의 발달장애인들의 그림 약 90여 점이 전시 되었다. 이번 전시회는 장애인의 숨겨진 재능을 격려하고, 함께 어울려 사는 이웃에 대한 인식 개선의 의미도 있었다.

친화력이 뛰어나고 말없이 실천하는 헌신의 상징인 코끼리의 이미지를 빌어 와, 훗날 언젠가 장애인들이 그림으로 그들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실제 전시관이 세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1회로 시도해본 것이다.

전시 관련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한 지도교사가 나에게 물었다. “그런데, 코끼리 미술관은 어디에 있나요?” 기회의학숙이 추구하는 이상을 잘 모르니 당연한 질문이었겠지만, 실소(失笑)를 안으로 삼키며 되뇌어보았다. ‘코끼리 미술관은 장차 장애인들의 작품이 자유롭게 전시될 수 있도록, 상상 속에서 건설하고 있는 우리들의 꿈속에 있다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스승 소크라테스가 정치적 이유로 아무런 죄도 없이 사형당하는 현실을 보고, 참된 앎을 사랑하는 철학적 정신을 가진 사람이 국정에 참여할 때에만, 정의의 정치가 실현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올곧은 사람 만나기도 어렵고, 수많은 뉴스들 속에서 진실을 가려내기도 쉽지 않은 요즘이지만, ‘공공 어린이재활병원’ 건립과 관련한 뉴스에서 한 장애부모의 눈물을 보면서, 지금껏 공공 어린이재활병원 하나 변변히 없는 줄 새삼 알게 되었다.


장애가 없이도 힘겨운 인생살이에, 장애 아이를 키우며 병원조차 난민 떠돌듯 한다는 사연이 있는 줄은 모르고 있었다니, 자식 가진 부모로서 내 자식 건강한 것만 감사할 일인지 스스로 가슴이 메인다. 우리가 모두 함께 안고 가야할 소중한 자식들이 아닌가.


이래저래 심란한 가운데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하기 위한 기회비용에 골몰하다가, 납부할 고지서들을 받아 들 때면 턱없이 초라해진다.

정희숙/(사)기회의학숙총무이사

 
 
 
황규열 죄송합니다. 제목 수정하겠습니다. 2018-08-17 22:23
정희숙 제목이 틀렸습니다 ㅠㅠ
코끼리 미술관은 어디에 있나요?
랍니다 ^^.
2018-08-17 11:02
이선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내는 분들이 있어 세상은 살아만한 곳이 됩니다. 기회의 학숙 참 멋지네요 2018-08-1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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