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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니나의 초원(31)
23. 대지의 어머니(1)
[2018-08-27 오전 9:50:00]
 
 
 

찌리리릭 찌르르르르.

짜라라라락 찍찌르르르.

몽골의 여름밤을 풀벌레들이 운다.

돌지의 가슴에 달린 창들이 풀벌레소리 따라 한꺼번에 활짝 열린다. 그리고 그 창을 넘어 천사의 날개를 단 수많은 니나들이 날아들어 온다. 향기가 그윽한 몸짓들이다.

고마와요 니나! 그리고 오래 전부터 당신을 사랑해 왔어요. 진정입니다.”

니나의 입술이 돌지의 입술을 덮었다. 그리고 숨이 막힐 만큼 오래도록 떨어지지 않았다.

달콤하고 끈적끈적하고 뼛속까지 간질간질 찌르르르 했다.

아마도 당신을 기다리느라 이토록 많은 세월이 걸린 모양입니다.”

돌지의 숨찬 목소리였다.

니나가 돌지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러닝셔츠와 반바지 차림의 남자와 가슴이 다 드러난 짧은 원피스 차림의 여자는 이미 피부의 탄력을 모두 다 감지하고도 남았다.

그렇지만 돌지는 돌지 나름대로의 예절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니나씨, 우리의 사이를 시댁에서나 친정에서 이해할까요? 가까워질수록 걱정이 앞서서요.”

돌지가 말을 끊자, 니나가 부드러운 목소리를 여유 있게 대답했다.

우리는 대지에 사는 사람들이잖아요. 그 누구보다도 우리의 감정이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친정이나 시댁에서도 이미 우릴 허락했다는 생각을 안 해 보셨나요? 우리는 아직도 한참 젊고, 그리고 이 몽고벌 한가운데에 단 둘이 버려져 있어요. 그래,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요?”

그렇군요, 니나씨.”

돌지씨. 정말 미안해요. 내 마음의 정리가 늦었나보군요. 이제 그는 이 천지에 없고, 그의 말만 남아 귓전에 울리고 있어요. 아시죠? 네에?”

니나의 목소리가 돌지의 귓바퀴에서 할딱였다. 시원한 바람 속에서도 그 목소린 뜨거웠다.

그래요 니나! 이젠 우리에게그리고오늘에게 충실하면서 살아요, 우리.”

돌지는 니나를 으스러지게 껴안았다.

그러다 손을 맞잡고 니나의 겔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크르르르릉, 쿠우와아앙!

크크크르르릉 추와아앙!

하늘이 내려앉는 소리가 겔을 뭉개어버릴 듯 요란하게 들려왔다. 보기 드문 폭우였다. 그것도 이른 아침부터 단잠을 깨우는 심술을 부리면서.

돌지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니나는 옆자리에 나른하게 풀려 골아 떨어져있었다.

돌지는 니나를 깨우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겔 밖으로 나왔다. 비옷과 물 받는 장비들은 자신과 부라카가 사용하던 겔에 있어서 얼른 그리로 갔다.

아버지 큰 비가 오나 봐요.”

부라카가 놀란 눈으로 비에 흠뻑 젖은 돌지를 바라보았다.

그래, 큰 비다. 얼른 비옷으로 갈아입고 물받이 통들을 밖으로 들어내자. 그리고는 가축들을 돌보러 가야겠다. 서둘러라.”

여덟 살의 나이답지 않게 부라카는 침착한 태도로 아버지 돌지의 말을 따랐다. 작은 물받이 통은 혼자서도 겔 밖으로 내놓을 수 있었다. 큰 물받이 통을 들어 겔 밖으로 옮기는 데도 부라카가 도움이 되었다. 돌지는 마음이 든든했다. 비가 억수로 쏟아졌지만 바람이 치지는 않아서 참으로 다행이었다. 물받이 통들을 들어내 놓고, 돌지는 애마 지리를 불렀다. 천둥소리 사이로 높고 짧은 휘파람소리가 가축들이 몰려있는 풀밭에 닿았다. 아직은 이른 아침이라 가축들이 겔 주변의 풀밭에 몰려있었다.

애마 지리가 젖은 머리통을 흔들어 물을 털어내면서 돌지에게로 다가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부라카도 입 안에 손가락을 넣어 휘파람을 분다. 갈색의 준마가 주인 앞에 다소곳이 섰다. 그렇게 아버지와 아들이 말위에 올랐다. 소나기가 드세어졌다. 앞이 뽀얗게 흐리다. 모자를 썼지만 온 얼굴에도 비가 타고 내린다.

천둥에 놀란 가축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멀리 달아나기 전에 몰아야 한다. 자앗! 출바알!”

아버지와 아들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말을 몰아 장대비 속으로 사라졌다. 한참을 정신없이 퍼붓던 소나기가 잠시 멎자 주변의 사물들이 차츰 밝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부라카가 방금 태어난 새끼 양 한 마리를 안고 왔다. 말위에서 고 조그만 녀석이 매앵, 매애에 우는 모습이 귀엽다. 돌지는 소 한 마리를 끌고 오는데 앞발을 심하게 절룩거렸다. 구름 속으로 해가 뜬 모양이다. 사방이 제 나름의 색깔로 신선하다.

부라카야. 무겁지?”

어느새 니나가 겔에서 나와 우산을 기웃거리고 서 있다가 묻는다.

아아니요, 요 녀석이 물에 잠겨있어서 건져왔어요 아줌마. 지금도 부르르 떨고 있어요. 양유나 좀 먹여야겠는데요.”

하고 부라카가 싱긋 웃는다. 이미 목동이 다되어 있었다.

아빠는 소를 몰고 오시네. 저런! 앞발을 많이 다쳤군요. 돌지씨.”

니나는 부라카에게서 새끼 양을 받아 안고 겔로 총총히 사라졌다. 돌지는 끌고 온 소를 부라카에게 맡기고 자기의 겔로 들어가 치료약을 가지고 나왔다. 그리고 소의 다친 다리에 약을 바르고 천을 감았다.

 

 

정한길(정진채)/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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