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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산사를 다녀오던 날
두 친구(1)
[2018-11-12 오전 10:43:00]
 
 
 

만세운동이 일어나기 바로 일 년 전인 무오년(1918년) 단옷날.
오늘은 액막이 단오빔 차림으로 각종 민속놀이를 즐기던 농경사회 의 중오절(重五節) 큰 명절, 또한 창포 삶은 물에 머리를 감아 빗고 풍 년 농사를 하늘에 빌던 기풍명절(祈豊名節)이기도 하다.
그래서 정월달 신축일(辛丑日)에 만백성들의 풍년농사를 위해 원구단(?丘壇)에 친행 하여 기곡대제(祈穀大祭)를 올려주던 나라님이 그리워진 겨레의 가슴마다 조국광복을 염원하는 구국의 불심이 용솟음치고 있는 것일까?
사월 초파일 연등제를 올리고 한동안 깊은 적막 속에 묻혀 있던 고을 안의 크고 작은 사찰마다 구름 같은 신도들이 모여드는 가운데 모처럼 단오 불공이 장엄하게 봉행되고 있었다.
삼한 시대의 미리미동국(彌離彌凍國) 시절에 처음 쌓고, 조선 성종 때 개축했다는 밀양 읍성 안의 무봉산(舞鳳山) 정상부에 자리 잡은 천년 고찰 무봉사(舞鳳寺)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침부터 연이어 밀려들었던 불공 인파는 해가 서산마루에 설핏해질 무렵에야 겨우 빠져 나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불공 왔던 신도들이 거의 다 돌아가고, 산자락에 자욱하던 향불 냄새마저 까마득한 절벽 아래쪽에서 치켜 부는 응천강(凝川江) 강바람에 밀려서 거의 다 걷혀 갈 무렵이었다.
서산으로 뉘엿뉘엿 기우는 저녁나절의 햇살은 아직도 수면에서 갓 피어난 물안개처럼 숲속에 자욱한데, 신록이 꽃처럼 피어나는 이 고즈넉한 무봉사의 오솔길을 따라 산책을 하듯이 천천히 걸어 내려오는 젊은이 둘이 있었다. 언뜻 보기에도 범상치 않은 기상이 느껴지는 그들 두 사나이는 날이 저물고 있어도 전혀 개의치 않는 듯, 어깨를 맞대고 황톳빛 비탈길을 천천히 걸으면서 기분 좋게 한담을 나누고 있는 중이었다.
“참으로 아까운 사람일세!”
절간 쪽을 돌아보며 한 사나이가 말했다. 나뭇가지에서 가지로 옮아 다니는 산새 소리만 간간이 들려올 뿐, 사위는 죽은 듯이 고요하다.
“아깝다니, 누구 말인가”
다른 사나이도 그의 시선을 따라 방금 걸어온 뒤쪽을 힐끗 돌아다본다.
깎아지른 듯한 벼랑 위의 능선을 따라 이리 구불 저리 구불, 산사 쪽으로 기어오른 오솔길이 투명하도록 여린 신록 사이로 꿈결인 듯 아스라이 뚫려 있다. 짙푸르게 우거진 산죽의 군락 사이로 흐드러지게 피어 난 길가의 산철쭉은 바야흐로 한지에 쏟아 놓은 선혈 빛 물감인 양 가지마다 뭉게뭉게 농담(濃淡) 짙은 화무(花霧)를 피워 올렸는데, 짝을 찾는 산새들이 그 꽃구름 사이를 넘나들며 연분홍빛 정분을 내듯 이따금씩 재재재 뱃쫑 뱃쫑! 하고 은방울 소리를 내면서 지저귄다.
뒤따라 내려오는 사람들의 인기척이 뒤에서 느껴졌으나 흐드러진 꽃구름 수풀에 가려서 그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자운(紫雲)이라는 그 학승(學僧) 말일세!”
청아한 젊은 목소리가 상큼한 꽃향기를 타고 저만큼 방초 우거진 길섶 수풀께로 표현이 흘러간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산새들에게도 쉬이 흐르는 꿈같은 계절이 아쉬운 것일까? 하늘하늘한 녹두 빛 여린 수풀이 겹겹이 우거진 호젓한 산길, 나무 그늘에서 그늘로 아롱거리며 끝도 없이 이어진 좁다란 오솔길은 아름드리 수목 사이로 꿈길처럼 열렸는데, 길 따라 굽 이 따라 일편단심으로 붉은 산철쭉 꽃향기 그윽하니 짝을 찾아 우짖는 산새 소리마저 꿈결인 듯 아련하다.
“자운 스님이 왜”
의아해하는 젊은 얼굴에 호기심이 선연하다.
“첫 인상부터가 어딘지 모르게 범상치 않아서 하는 말이네! 무림의 고수 같은 늠름한 풍모에다 온유함 속에서 발하던 그 강렬한 눈빛이 퍽 인상적이었거든!”
“사람하고는 참…. 신학문을 익힌다며 일본 유학을 다녀오더니 사람이 오히려 아주 구식이 되어 버렸군 그래! 자네가 언제부터 그렇게 남의 관상을 보고 다녔는가”
“그런 건 아니지만…. 왜, 사람에게는 직감이란 게 있지 않는가”
“직감? 그 사람에 대한 직감이 대체 어떠했기에 하는 말인가”
“낭중지추(囊中之錐)라고나 할까. 무쇠처럼 단단하게 느껴지는 균형 잡힌 듬직한 체형하며…. 이목구비가 뚜렷한 그 첫인상이 잿빛 승복 속에서 썩히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는 말이네!”
“그래? 하기야 나도 자네의 그 직감에 대해서는 굳이 반대할 생각은 없다네!”
시선과 시선이 마주치면서 젊은이들의 얼굴에서도 주변의 산목련 같은 싱싱한 미소가 개화하듯이 화안하게 피어난다.
둘 다 이십대 후반쯤은 되었을까. 한 사람은 훌쩍 큰 키에 챙이 넓은 대갓을 쓴 쪽빛 도포 차림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그보다 약간 작았으나 역시 훤칠한 키에 검정색 왜색 양복을 말쑥하게 차려입고 머리에는 검정색 중산모자(中山帽子, bowler hat: 둥근 테가 달린 펠트 모자)를 쓰고 있었다. 구식과 신식으로 차림새가 상반된 두 젊은이는, 그러나 오랜 죽마고우나 문경지우(刎頸之友)라도 되는 듯, 오가는 말투부터가 따뜻하고 부드러운 게 전혀 흉허물이 없어 보인다.
“이보게, 운사(雲史)! 우리가 이렇게 어깨를 맞대며 여유롭게 한담을 나누며 걸어 보는 게 얼마만인가”

 

정대재/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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