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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르뽀-으부투루스 산 Santuario Ecologico 기도 성소
코이카사랑 파라과이(18)
[2018-07-03 오전 9:56:00]
 
 
 

오지 농촌에서 주말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 가하는 생각이 늘 엄습한다. 주말에 마땅히 나들이하기 좋을 곳이 없을까 하고 늘 수소문한다. 이번 주말엔 파라과이 최고봉 으부투루수 산(840m) 약간 옆에 Santuario Ecologico 성소가 있다는 정보를 얻어 탐방에 나섰다. 이 정보는 우리 동네를 오가는 버스 누미 마을 갈림 길에 산투아리오 에콜로히코 그림이 있어 정보를 얻었다.

별도 동행하는 이가 없다. 혼자서 오른다. 파라과이 사람들 땀을 흘리며 산에 오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곳 사람들 판샤(뚱뚱보)가 많다. 우리 동네 이웃에 있는 산이라 찾아 가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아침 10시에 비야리카로 가는 버스를 타고 약 15분 후에 Garay 라는 마을에 내려 큰 길을 따라 걸으면 된다.

지난 2월에 필자 스페인어 심화 학습지도 교사 도밍고 선생님과 파라 최고봉 으부투루스 산 정상을 오른 적이 있어 출발부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찻길에서 으부투루수 산 등산로 입구까지는 약 9km 이다. 오늘 필자가 찾아 나선 ‘성스러운 생태 공원’ 은 으부투루스 산 등산로 입구 3km 지점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난 도로 약 2.6km를 타고고 올라야 갈 수 있다. 그 표시판이 선명했다.

출발해서 걷는 길 모두가 황토 길이다. 좌우로 끝없는 초원이다. 방목된 소들이 말들이 유유히 풀을 뜯고 있다. 그림 모두가 평화로운 목가적인 수채화이다. 오늘 따라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다. 기온도 20도 내외로 적당하다. 이런 날 등산하기에 딱 인데 산에 오르는 사람이라고는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아름다운 자연이 가져다 준 수없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내 걷는다.

공중 교통수단이 오가는 동네가 아니라 개인 오토바이를 타고 오가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출발 후 약 40분 쯤 걸었을 때 등산로 쪽으로 가는 한 대의 오토바이가 내 앞에 와서 선다.

어디 가느냐고 묻는다. 여기 산투아리오 에콜로히코 생태 숲에 간다고 하니 타라고 한다. 자기는 그기까지는 가지 않지만 가는 길 중간까지 데려다 주겠단다. 오늘 왕복 한 20km 정도는 걸어야 하는 데 초반에 에너지를 좀 비축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동네 사람들 마음 씀씀이 하나는 모두가 천사다. 낯선 이방인을 불쑥 자기 뒤에 태우고 자비를 베푸는 마음이 어디 어제 오늘 모습이 아니다. 가톨릭 신앙의 사랑이 물씬 배인 배려이다. 세 갈래 길 갈림길이 있는데서 내렸다. 필자가 가고자 하는 성스러운 생태 숲이 2.6km 남았다는 표시판이 인다. 한 30분이만 가겠다는 마음이 들었는데 막상 걸어보니 의외로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약 50분정도 걸렸다. 오르막이 있어 시간 소요가 길었다. 가는 길옆에 오래 전에 폐가된 집도 한 채 보였다. 이 외딴 곳에 어떻게 살았을까하는 의문도 밀려왔다.

입구에 등산객을 관리하는 입구 사무실이 있었으나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영 낯설어 보였다. 입장료가 5천 과라니(1천원)인데 받는 사람이 없어 공짜로 입장했다. 여기서 부터가 진짜 등산이었다. 컴컴한 밀림 사이로 난 오르막을 오른다. 그래도 제법 안내 표시판이 잘 되어 있어 목적지를 찾아가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혼자 걸으니 으스스 겁도 와락 났다.

성스러운 곳을 찾아가는 길 우편에 신약 성경 이야기들을 조각한 돌 패널이 무척 많았다. 예수님 일대기 조각들이다. 특히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 스토리가 거의 전부이다. 중간에 GRUTA(동굴)로 가는 길과 VIA CRUCE(십자가의 길)로 가는 갈림길이 있었다. 동굴로 가는 길이 바로 산투아리오 에코로히코 이다. 이 산에서 가장 성스러운 장소이다.

숨을 죽이고 조심스럽게 오르는데 어두컴컴한 왼쪽 계곡에 물이 흘러내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이 아기자기한 폭포 위에 성모 마리아 상이 얼굴을 내밀며 필자를 자비스럽게 맞이하는 게 아닌가? 나도 모르게 은혜의 깊은 웅덩이에 풍덩 빠지는 느낌이었다. 이곳에서 기도하면 가장 영험한 기도의 응답이 있다는 안내판의 글을 읽고 필자도 두 손을 꼭 모으고 이 땅에서 나누고 섬기는 동안 나는 낮아지고 섬김을 받는 우리 아이들은 더 높아질 수 있도록 기도했다. 그리고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도. 그 응답이 곧 임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한 20여분 오르다 가쁜 숨을 좀 진정하고 다시 하산 길에 올랐다. 내려오는 길목에 십자가의 길이 있어 표시한대로 따라 올랐다. 코가 바로 닿을 듯 한 경사 길이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고 가시는 고난의 길을 연상케 하는 정말 힘든 코스였다. 중간 중간에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고 가시는 고난의 돌 조각패널이 차례로 있었다. 십자가의 길이 금세 끝날 줄 알았는데 오르고 내리고 거의 30분을 걸어서야 원래 길로 돌아왔다.

오늘 한국 사람으로 어느 누구도 올랐던 적이 없는 이 길을 따라 오르면서 나 자신의 교만을 생각하게 되었고 대한민국 코이카 단원의 자랑스러움을 한껏 느꼈다. 이제 돌아가야 한다. 올라온 길을 계산해 보니 약 9km는 다시 내리 걸어야했다. 그래도 어쩌라 여기 주저앉을 수는 없다. 가야한다. 지친 심신을 이끌고 오늘 장엄했던 산투아리오 에콜로히코 대 자연을 마음에 새기면서 천천히 내려왔다.

아침부터 하산까지 걸은 걸음수가 25,000보. 거리상으로 19km 정도 되었다. 비록 육체적으로는 피로가 몰려와도 정신적으로는 더 없는 힐링 시간이 되었다. 오늘 하루 멋진 주말을 보낸 것에 대해 정말 하나님께 감사하는 기도로 마무리했다.

주태균/파라과이시니어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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