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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빙 미스노바

[2018-11-21 오전 10:33:00]
 
 
 

이 책은 미스 노마가 90세에 암 진단을 받은 후 2015년 8월부터 아들 팀과 며느리 라미와 함께 캠핑카를 타고 미국 횡단 여행을 다닌 기록을 묶어 팀과 라미의 이름으로 탄생한 책이다.


진단 이전에 독학으로 건축을 공부한 팀은 낡은 포드 픽업트럭을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집을 개축하거나 보수하는 일을 했다. 라미는 방랑기를 주체하지 못하고 크루즈 선박과 리조트 등에서 일하다 나중에는 비영리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팀과 라미는 젊은 나이에 가족을 잃은 아픔을 공유하고 있어 더 나은 수입보다는 삶의 의미를 찾으며 살고 싶어서 링고라는 이름을 가진 푸들 한 마리와 유목민처럼 떠도는 삶을 선택한 부부였다.


늙어가는 부모님을 언젠가는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지만 지금은 다들 건강하시니 일단은 이 순간을 즐기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시고 어머니는 자궁에 암이 자라고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의사는 자궁절제술, 방사선치료, 화학치료, 재활치료 받기를 권유하지만 어머니는 이렇게 말합니다.
 

“난 아흔 살이나 먹었어요. 이제 길을 떠날 참이오. 더 이상 병원 진료실에는 1분도 있고 싶지 않아요.”
 

병원에서의 암투병 대신 아들 팀과 며느리 라미와 함께 캠핑카를 타고 떠나는 여행을 택한 아흔 살 노마 할머니는 2015년 8월부터 1년 동안 미국전역을 여행한다.
 

자신들의 여행기를 페이스북에 ‘드라이빙 미스 노마’에 올리며 전 세계 50만 팔로워들과 소통한다. 노마할머니는 여행을 통해서 진정한 ‘미스노마’로 거듭난다.

여행 중에 노마할머니는 며느리 친구 타냐도 만나고 타냐가 직접 운영하는 양조장에서 만든 수제 생맥주도 마시고 생전에 할아버지가 열기구 타보기를 소망하던 얘기를 하며 열기구 타기에 도전하는데 몸이 불편한 노인이 탑승할 수 있는 열기구는 없어 고민하던 중 톰슨에어의 제프라는 사람이 운영하는 열기구도 타게 된다.
 

전 세계 팔로워와 소통을 통해 여행 중 많은 사람의 도움도 받고 초대도 받아 TV출연까지 하게 된다. 요양원에 들어갔더라면 결코 맛볼 수 없었을 많은 경험을 한다.
 

미스노마는 여행하는 내내 만난 사람들에게 유쾌한 유머를 던지고 환하게 웃어서 주위까지 기분 좋게 만들어 아들은 엄마에게 그런 매력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고 한다.
 

생의 마지막까지 그녀는 자신의 의지로 결정하고 선택하며 노래를 즐겁게 불렀단다.
 

미스 노마는 1년간 32개 주 75개 도시를 다녔으며, 2016년 9월 30일 91세의 일기로 여행 중에 생을 마감했다.

 ‘우리가 나이 들고 아픈 사람을 대할 때 가장 저지르기 쉬운 잘못은 단순히 더 아프지 않게, 또는 더 이상 다치지 않게 오래 사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사실 이들은 그 이상의 것을 중요시한다. 자기 인생의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나갈 수 있는 기회가 이들이 의미 있는 인생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가완디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아흔 살 부모님이 병환이 드셨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십중팔구 요양병원에 모시고 병이 호전되기를 기다리거나 아니면 조금이라도 고통 없이 지내다 돌아가시길 바랄 것이다.
 

나는 아픈 부모님을 모시고 캠핑카로 여행을 다닌다는 생각을 며느리 입장에서, 딸의 입장에서도 해보지 못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도 나이가 들어 병이 들면 병원치료로 생명을 연명하기보다 이런 여행을 통해 그동안 해보고 싶은 일과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난 팀과 라미가 참으로 대단하고 기특하게 느껴졌다.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도, 자기 의지대로 하는 미스노마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끝까지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모습들이 좋았다.
 

단순히 그냥 살아 있는 것과 살아가는 것은 차이가 크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노년 인구가 증가하고 홀로 노인으로 인해 고독사로 죽음을 맞이하는 노인이 늘어나는 추세에 부모님이 걸을 수 있을 때 모시고 다니면서 봄에는 꽃놀이, 가을에는 단풍놀이라도 시켜 드리면 그게 잠시라도 팀과 라미가 되어 보는 것이 아닐까?

배은희/밀양신문편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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