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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 우수(雨水)

[2019-03-01 오후 12:56:00]
 
 
 

봄은 늘 기차를 타고 왔다. 날개옷을 살랑이듯 선녀의 옷깃처럼 가볍고도 우아하게. 그러나 수많은 낙동강 물비늘들을 호위무사로 거느리고 온 위세인 만큼, 날카로운 꽃샘추위를 숨기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오래 누적된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오늘이 대동강도 풀린다는 우수(雨水)라는데, 나는 말할 수 없이 우수(憂愁)에 서린 마음을 안고 기차를 탔다. 이토록 비감에 젖어 유유히 흐르는 저 낙동강을 바라보게 될 줄 전에는 미처 알지 못 했기 때문일까. 사무엘 바버(Samuel Barber)현을 위한 아다지오(Adagio for strings)’ 선율이 비애에 젖은 가슴으로 몰려와 귓전을 스치고, 눈길은 멀리로만 향하려 했다. 쉰을 넘긴 이 나이에 이르러서까지도 말이다.

스무살 적에는 무엇이 그토록 괴롭고 아팠던지, 늘 우수에 찬 눈길을 낙동강에 던지곤 했는데, 주로 철커덕거리는 완행열차 안의 비 내리는 창가에서였다. 창문으로 뛰어들어 눈물처럼 흘러내리는 빗줄기만큼, 당시의 내 심정을 대변해주는 매개체도 없었던 것 같다. 차 창밖을 바라보노라면 근원을 알 수 없는 깊은 번뇌에 빠져, 도무지 헤어날 길조차 요원한 두려움에 스스로 억눌리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어서 쉰의 나이를 넘겨서 둥글둥글 원만하고,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앉은 누이와 같이 모나리자의 미소를 띤 중년의 여유 속에서, 문학적 성숙과 정신적 성장의 일치점을 찾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아마도 연속적 돌발 상황의 위기에 빠진 꿈들이, 늘 좌절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꿈 꿀 여유조차 박탈당한 채 언제나 세상과 멀찍이 떨어져서 앉지도 서지도 못하고, 나아가지도 그렇다고 온전히 현실에 두 발을 들여놓지도 못 하고서, 나는 그렇게 늘 상 서성이고만 있었다. 적어도 나의 청춘이 그렇게 시들도록 두고 볼 수만은 없었기 때문에.

우수(雨水)는 봄으로 들어선다는 입춘, 동면하던 개구리가 놀라서 깬다는 경칩사이에 있는 절기로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날이니, 드디어 추운 겨울이 가고 이른바 봄을 맞게 되는 시기이다. 하기야 올해는 겨울 맛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얼떨결에 봄을 맞는 느낌마저 드는 것은, 지난겨울이 남긴 축복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가하면 2월도 하순으로 가고 있는 요즈음. 연초에 야심차게 세웠던 계획들이 하나 둘 허물어지고, 심지어는 계획 이전으로 돌아 가버린 계획도 있는 것 같다. 거기에는 저마다의 피치 못할 핑계들로 변명의 울타리가 둘러쳐져 있을 것이지만, 그럼에도 지금까지 지속하고 있는 ‘15분의 기적 (Miracle of 15 minutes)’ 하나만은 지켜가고 있다는 것에 스스로 장한 의지를 다독여본다. 어떤 이는 누군가가 보고 있을 때만 공부가 잘 된다고 한다. 그래서 도서관보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까페에서 열공하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방법이야 어떻든지 결의를 다지고 꾸준히 지켜가는 것의 소중함에 대해 새삼 생각해보는 시기가 바로 우수즈음이 아닌가 한다. 신년 11일부터 기약했던 일들을 새봄에 한 번 더 점검하고 되새겨보는 것은, 실천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지구력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한 훈련이자, 계획을 성공적으로 지킬 수 있는 기초 요인이기 때문이다.

꾸준함이 총명을 이긴다는 옛말을 실감하는 요즘. 모든 일에 완벽하기 보다는 자신의 어제 보다 진일보함에 초점을 맞추는 습관과, 긍정적으로 빨리 변화할 수 있는 연습을 하기에 봄날만큼 좋은 때도 없을 듯하다. 봄을 데려왔던 기차는 지금도 아련히 지절대는 아지랑이 사이를 건너 달려가고 있을 것이다. 오늘과 똑같이 내일도, 그리고 그 다음 날에도. 봄이 오면 어둡다고 불평하는 사람이기보다, 하나의 촛불이라도 켜서 주위를 밝힐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을 자주 만나고 싶다. 나도 그런 사람이고 싶다.

정희숙/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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