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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의 일몰

[2019-03-01 오후 1:06:24]
 
 
 

정월대보름이 지나자 포근한 날씨가 연이어 지는 것은 아마 지구 온난화 탓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문득 북극곰이 한 평 남짓한 빙하 위에 겨우 올라서 있는 안타까운 광고가 떠오른다. 얼마 전 밭두렁에 맨 먼저 고개를 내민 야생화가 개불알꽃과 분홍빛 광대나물이다. 촬영소재가 없을 때 이 녀석들은 반갑기 그지없으나 지금은 흔하여 회원들이 눈길조차 주질 않는다.

봄은 남쪽에서부터 먼저 온다고 했던가...

밀양에서 최남단인 삼랑진읍 작원관 방면으로 향하는 회원들의 가슴엔 설렘으로 가득하다.

때마침 삼랑진 장날이라 연례행사처럼 리어카에서 파는 도너츠를 사서 먹으니 모두 아이들처럼 즐거워한다.

철길을 따라 달리니 멀리 작원관의 위령탑이 하얗게 봄볕을 쬐고 있다.창문을 열자 낙동강의 부드러운 강바람이 차안 가득해지고 캠핑하는 가족들의 정겨운 모습도 스쳐 지난다.

작원관 앞에 주차 후 맨 먼저 발견한 것이 매화꽃이다. 비록 한 그루에 불과하지만 갓 핀 매화의 향기가 너무 진해 마음까지 상쾌해지니 엔돌핀이 절로 솟구치는 듯하다.

마음이 들뜬 회원들은 제각기 장비를 설치하고선 멋진 장면을 촬영하기 시작했고 가끔씩 지나는 경부선의 열차 소리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한참을 찍다보니 주변에 봄소식을 전하는 꽃들이 여럿 있다. 목련은 보송보송한 몽우리의 솜털이 금방이라도 열릴 것 같았고 키 큰 산수유는 이미 피기 시작했으니 시내보다는 봄이 빨리 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피부에 닿는 강바람의 속삭임들이 낙동강으로 빨려드는 시간....

붉은 해는 삼랑진 시내를 뒤로하고선 뉘엿뉘엿 내려갔고 오늘의 촬영 소재인 낙동 일몰을 촬영키 위해 위령탑 위에 오르니 광활한 낙동강에 황금빛 줄기가 선을 그었고 귀에 익숙한 오리들의 울음소리만 간간히 울려 퍼진다.

해가 산으로 넘어갈수록 회원들의 셔터소리는 다급해지고 일몰 후의 아름다운 색감을 놓치지 않으려고 계속 촬영하니 야속한 어둠은 금방 주위를 깜깜하게 만들었고 삼랑진 시내 불빛들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

배재흥/풍경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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