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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산사를 다녀오던 날
두 친구(10)
[2019-03-11 오전 9:59:29]
 
 
 

“갑오개혁 이후로 노비제도가 철폐되고 시대가 많이 달라진 것은 사실이지만, 어찌됐건 간에 의생 노릇은 예로부터 중인이나 일반 천민들이 도맡아 해 왔던 천한 일인 것만은 엄연한 사실이 아닌가?”
“어허, 이 사람이 그래도 그런 험한 말을…!”
“허허, 사람하고는 참…. 이 보시게 신식 양반! 너무 흥분하지 마시게나! 동경까지 가서 수년 동안 양의학을 배우고 돌아온 자네를 염두에 두고서 한 말은 결코 아니니까 말이네. 사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연로하신 우리 문중 어르신들의 뜻이 그저 그렇다는 것일세!”
운사가 의외로 완강하게 나오는 바람에 오히려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일까? 중산은 일부러 농담조로 받아 넘긴다.
“아무리 어르신들의 뜻이 그러하기로서니 자네마저 그럴 수는 없지 않은가, 이 사람아!”
“자네의 말뜻을 내 모르는 바 아닐세! 그리고 그 어른께서 부중 빈민들에게 의료시혜를 베풀고 계시다는 소문은 나도 이미 듣고 있었다네. 하지만, 그것하고 우리 문중의 정론(定論)을 어긴 일하고는 완전히 다른 별개의 일이 아닌가, 이 말씀일세!”
“다르긴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거듭 말하지만,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자네가 항시 염두에 두고 있는 그 무력적인 항일투쟁만이 능사가 아니란 말일세! 의술을 통한 빈민 구휼사업이나, 사학 건립을 통한 신교육 운동을 일으켜서 훌륭한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도 다 앞으로 나라를 되찾는데 필요한 항일 독립운동의 일환이 된다는 사실을 자네는 왜 모르는가?”
그러면서 운사는 본능적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글쎄 말일세. 세상이 온통 뒤죽박죽이라 이제는 나도 뭐가 뭔지를 잘 모르겠네!”
결국 그렇게 중산이 한 발자국 물러서는 바람에 운사의 마음도 한결 누그러지는 모양이었다.
“하기사, 문중의 차세대 당주로 매인 몸이니 층층시하로 기라성 같은 집안의 어른들이 수도 없이 많이 계시는데, 자네 혼자 나선다고 해서 쉽게 해결될 일은 아니겠지!”
탄식하듯 내뱉으면서 운사는 몇 번이나 고개를 끄떡인다.

천추에 새긴 문양文樣(1)

부인네들의 모습이 마당가에 나타나자, 그들은 다시 발길을 옮기기 시작한다. 중산은 저쪽 마당 끝의 천진궁 쪽으로 천천히 걸으면서 관군 수백 명을 한꺼번에 조련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국화원 바닥의 황토빛 사암이 만들어낸 천연의 기이한 국화꽃 문양을 내려다보며 하나하나 헤아리듯 밟아 보면서 혼자 생각에 잠긴다.
국화원의 이 국화 문양은 우리 민족정신의 꽃인 양 세세무궁토록 이렇게 본래의 제 모습을 온전히 지키고 있건만, 오늘을 사는 우리네의 현실은 왜 이 모양 이 꼴들일까. 국화원의 이 문양들이 오랜 세월 속에서도 변치 않는 것이 어쩌면 정월 대보름 달밤에 저 영남루 누대 위로 달구경을 하러 나왔다가 기둥 뒤에서 불쑥 나타난 치한으로부터 정절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까마득한 응천강 낭떠러지 아래로 몸을 던져 죽었다는 그 아랑(阿娘) 낭자의 서릿발 같은 원혼이 이 문양 위에 덧씌워진 때문은 아닐까. 여자가 한을 품고 죽으면 한여름에도 서리를 내린다고 하였으니…!
조선 명종 때 밀양 부사의 딸인 아랑 낭자 윤동옥(尹東玉)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후세 사람들이 세워 준 아랑각(阿娘閣)이 영남루 저쪽 벼랑 아래의 응천강 가에 있었으니, 중산이 그런 생각에 잠기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민족의 성전인 천진궁 앞의 빈터에 이르렀을 때, 중산은 비로소 고개를 들었다. 이 앞을 지나면 바로 일본인들이 모여 사는 성 안 중심부로 통하는 내리막길이 되는 것이다.
천진궁은 단군을 비롯하여 가락국, 부여,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 조선 등, 우리 민족 역대 여러 제국들의 시조 왕들을 모시는 민족의 성전이었고, 그 입구 옆에는 전설 속에서 밀양 박씨의 시조인 신라 왕자 밀성대군 박언침(朴彦?)의 묘지가 있었다고 전해지는 잡초밭이 꽤 널찍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밀성대군은 신라 54대 경명왕의 첫째 왕자로서 박혁거세 거서간(居西干)의 30세 손으로 어머니는 석(昔)씨였다고 한다. 밀성대군부에 있는 풍류현(風流峴)과 이궁대(離宮臺), 세루정(洗陋亭)은 옛날 신라왕들이 거동하여 놀던 곳이라고 하는데, 신라의 어진 사람들이 백성을 덕화함으로써 동경(경주의 옛지명)이 태평성사에 젖었기 때문에 이들의 이름도 당시의 풍속과 민요에서 나온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었다.
중산은 밀성대군의 묘지터 앞을 지나다가 슬며시 발걸음을 멈추며 잡초가 무성한 그곳을 유심히 바라본다. 뒤따라 길을 멈춘 운사도 그의 시선이 머문 곳으로 눈길을 보낸다.
그 자리가 밀성대군의 묘지터라는 전설이 구전해지고는 있어도 아직도 그것에 대한 물증을 찾지 못해 밀양 박씨들이 무진 애를 태우고 있었는데, 중산이 바로 이곳 밀양 읍성 서문 쪽 해천껄의 밀양 박씨 집안으로 장가를 든 장본인이었던 것이다.
“운곡(雲谷) 선생님의 소원처럼 하루 빨리 이곳이 밀양 박씨 시조의 묘지터라는 물증을 찾아 봉분과 단을 조성하여 향사를 올려야 할 텐데 말이야!”
 운사는 중산의 의중을 떠 보기라도 하려는 듯이, 짐짓 그런 말을 하면서 그의 반응을 살핀다.

악산(岳山)정대재/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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