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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시집 “얼떨결에”
고증식 시인
[2019-08-05 오전 11:23:58]
 
 
 

도서출판 걷는사람의 열한 번째 시인선으로 고증식 시인의 「얼떨결에」가 출간됐다.     

 

고증식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인 「얼떨결에」는 ‘따뜻하고 유쾌하고 뭉클한’ 감각을 한 데 모아 담아냈다.


어떤 시간과 경험 속에서도 평화와 따뜻함을 찾아내는 고증식 시인의 섬세함은, 시골 오일장의 후한 인심처럼 시집 전반에 부족함 없이 나타나 있다.


이정록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고증식 시인의 글을 “살갑다. 시가 살 같다. 뼈를 포옥 감싸고 있는 순살 같다.”고 표현한다. 또한 “그의 시에는 일상을 해동시키는 봄이 있다. 생명과 절실함이 동의어임을 깨닫게 된다. ‘따뜻하고 유쾌하고 뭉클하게’ 다시 한 번 살고 싶어진다.”며 고증식 시인의 시세계에 깊은 공감을 드러낸다. 이정록 시인의 말처럼 고증식 시인의 시집은 모래에도 싹이 틀 것 같은, 눈보라 속에서도 봄을 틔울 것 같은 생명력으로 가득 차 강인하면서도 따스하다.
 

고증식의 모든 시편들은 “징글맞게 웃픈 인생사”에 주목한다. 우리가 사소하게 놓칠 뻔한 이웃들의 이야기에, 삶의 진실 가까이에 귀를 갖다 댄다.
 

전영규 문학평론가는 “평생을 웃음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는 그들의 삶, 그리고 죽음에 대한 공포나 불안보다는 ‘얼떨결에 꼴까닥’하고 말았으면 하는 유쾌한 호상(好喪)에 대해 생각하는 일. 하루하루 성실하게, 분에 넘치는 욕심 안 부리고 살아온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꿈꾸어 봄 직한 ‘그날(죽음)’을 시인은 이렇게 준비하고 있다. ‘뿌린 대로’ 거두는 그 장엄한 삶의 진리를 고증식 시인은 이 한 권의 시집 속에 ‘평범의 비범’으로써 그려내었다”고 평했다.


고증식 시인은 1959년 강원도 횡성에서 태어나 충남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4년 『한민족문학』 추천으로 문단에 나와  『환한 저녁』  『단절』  『하루만 더』 등의 시집과, 시평집  『아직도 처음이다』를 냈으며 한국작가회의 이사 등을 맡았다.


현재 밀성고등학교에서 아이들과 자그락자그락 지내면서 마음으로 가 닿은 이웃들 속에서 마알간 시 한 편 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살고 있다.


이번에 발간한 ‘어떨결에’ 시집은 총4부(1부 사실은 무서워서 그랬단다, 2부 평생을 웃음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다니, 3부 아인데예 눈물 아인데예, 4부 애덜이 젤로 무서운 거여)로 구성되었으며 60여 편의 주옥같은 시가 담겨있다.


그의 시는 삶의 조각들을 잘 정리해 놓은 한편의 자서전처럼, 영상처럼 읽을수록 정겹다.


어떨결을 노래하던 당숙이 내년에 뿌릴 씨앗들 골라놓고 앞뒤마당 비질해 놓고 빈방에 들어 깊은 잠이 되었다는 시 한편에는 인생이란 중량감을 흔들어 깨우는 힘이 실려 있다.


청개구리 한 마리 여중 교실에 뛰어들어 온통 난리법석을 피우고 난 마지막에 그래 인마들아 솔직히 개구리하고 느덜하고 누가 더 놀랐겠냐는 표현에는 슬그머니 피어나는 웃음 뒤로 삶의 철학이란 심오함이 피어오르기도 한다.


가시내야 니들은 머리로 엄마를 대하지만 엄만 가슴이 먼저, 늘 그게 먼저라는 엄마의 찡한 사랑 이야기며, 매일 밤 끝도 없고 답도 없는 돈 얘기만 하다가 잔다는 부부의 토닥거림 등이 담긴 가족사에서도 부담 없는 인생의 땀 냄새를 느끼게 한다. 

박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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