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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빙하의 본 고장 El Calafate 파노라마

[2019-10-10 오후 3:24:21]
 
 
 

 

25() 바릴로체에서 아침 630분에 출발하는 엘 칼라파테 행 이층 버스에 몸을 실었다. 1인당 2층 세미 카마 가격이 2,120 페소 우리 돈으로 약 12만 원이다. 거의 비행기 가격 수준이다. 차 겉모습은 근사한데 달리는데 영 시원찮다. 한 동네 정류장에서 차가 고장이 났다. 두 명 기사가 용을 써가며 겨우 수리를 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 동네 2층 버스 함부로 잘못 탔다가는 시간에 쫓기고 여행을 일부 망칠 수도 있겠다.

가는 중간에 비포장도로도 꽤나 있었다. 이 도로에서는 영 거북이 주행이다. 24시간이 걸린다는 안내와는 달리 약 30여 시간이 걸렸다. 차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좀 싼 숙소에 내렸다. 마침 4인용 도미토리가 중 한 침대가 남았다. 좀 불편해도 싼 맛으로 한 밤 자기로 했다. 이때가 오후 2시경이었다.

이 동네 빙하 탐방은 오전에 여행객을 모집해 단체로 다 떠난다. 이곳 엘 칼라파테에서 약 80km 정도 떨어진 곳에 빙하가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까지 와서 공칠 수는 없다고 생각되어 한 여행사를 찾았다. 오후 빙하 탐방이 가능하냐 했더니 개인적으로 택시를 대절해 가면 된단다. 130불정도 된단다. 금방 한 택시 기사를 내게 붙여준다. 40대 중반 마음씨 고운 다니엘 기사였다. 미국산 Ford 지프차를 택시로 활용하고 있었다.

오후 3시경 나 홀로 빙하 탐방에 나섰다. 오전 탐방객이 다 빠져나간 도로라 한산하다. 다니엘 기사가 최대한 속도를 올려 달린다. 보통 한 시간 만에 도착한다는 거리를 45분 만에 주파했으니 어지간히 빨리 달린 셈이다. 가는 길 오는 길 둘이서 세상사는 이야기를 무척 많이 했다. 요새 인텐시브 하게 스페인어 공부를 해서 그런지 영 잘 들리고 말도 잘 나왔다. 현지어 잘하는 답은 많은 단어를 외우고 현지인들과 대화를 많이 나는 것이 최상이다.

가는 길에 이 동네 빙하에 대해 설명을 해 준다. 아르헨티나 국기의 색깔이 왜 하늘색과 흰색이 섞여 있는지 이곳 칼라파테에 오면 알 수 있다. 국기를 제작할 때 칼라파테 바로 옆에 자리 잡은 아르헨티노 호수(Lago Argentino)의 풍경을 모티브로 삼았다고 한다. 하늘색은 옥빛 호수, 그리고 흰색은 호수 뒤로 보이는 설산을 의미하고 있단다.

아르헨티나의 남단에 위치한 칼라파테는 파타고니아 여행의 거점이 되는 도시다. 28천여 명이 살고 있는 황량한 벌판 위의 도시 주변으로 환상적인 옥빛 호수들이 자리 잡고 있으며, 그 호수들 위로 거대한 빙하들이 설산을 끼고 펼쳐져 있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 웁살라 빙하, 아르헨티나 호수, 엘 찰텐 트레킹 등 다양한 볼거리와 투어들이 즐비하다. 1백 만 년 전 빙하기 때 이 빙하가 형성되어 시나브로 녹아내리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많이 녹아 그 규모가 작아졌단다. 그래도 여기 빙하는 심각성이 좀 덜 하단다. 한겨울(6,7,8)에 기온이 낮아 얼음을 더 두껍게 얼게 한단다. 그래 좀 녹아도 보충이 된단다.

현재 물 위로 나와 있는 빙하의 높이가 60여 미터 물 아래로 숨어 있는 빙하가 100여 미터이다. 막상 빙하가 있는 종점에 차를 주차해 놓고 잘 정돈 된 계단을 따라 숨을 죽이며 빙하를 추적했다. 입에서 절로 탄성이 이어졌다. ‘아하 아하 마라비오소정말 웅장, 파노라마, 판타스티코, 그란데 등이라는 수식어가 딱 제격이었다. 보는 각도에 따라 그 위용의 자태가 달랐다. 젊고 발랄한 젊은이들한테 사진을 좀 눌러 달라니 막 눌러 준다. 그 중에 몇 장만 고르면 그만이다. 기념으로 꼭 남겨야 하는 사진이다.

저 멀리서 우지직하고 빙하 벽 일부가 허물어진다. 허물어진 빙하가 유빙(아이스 버그)이 되어 둥둥 떠내려간다. 멀리서 보아도 유빙들이 제법 많이 보인다. 대장관 그 자체였다. 웅장함과 자유함 창조의 신비가 한데 어울린 대자연 천연 유산이다.

아르헨티나 정부에서 이 빙하 주변에 호텔, 식당을 절대 못 짓게 했단다. 참 잘한 정책 결정이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대 빙하의 진정한 진수는 내 가슴에 고스란히 쓸어 담았다. 대 빙하 전망대에서 조금 내려오면 어드벤처 빙하 탐방 유람선 타는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시간 관계상 다음 기회로 미루어 놓았다.

숙소로 돌아와 보니 한국 젊은이들이 제법 많이 보였다. 휴게실에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다. 6개월째 남미 여행을 한다는 최군, 한 달 짜리 남미 여행 중 막바지라고 말하는 박양 등 모두가 내 자식 같았다.

하마터면 놓칠 번했던 모레나 대빙하! 이 장엄한 대자연을 내 가슴에 영원한 이미지로 각인 시켜 놓았다. 허겁지겁 헐레벌떡 여행이었지만 머리에 남는 아름다운 이야기들은 그 어느 여행 때보다 진하고 감동이었다. 하루하루 무사하게 여행에 다시 한 번 더 감사함을 전한다. 감사와 감동 그리고 감격이 함께하는 여행이었다.?

 

(사진: 대빙하를 배경으로)

 

주태균/코이카1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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