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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기다리기

[2019-10-24 오전 10:29:31]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자기확신은 자주 재점검이라는 시험대에 올려보아야 한다.

바삐 사느라 내 영혼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챙겨볼 틈도 없다가 불쑥 찬바람이 불어오고야 말았다. 거울 속의 모습과는 별도로 숫자상으로는 중늙은이가 되어가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옷깃을 여미고 단정히 거울 앞에 다시 서 본다. 나는 과연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원숙해졌는가. 나름대로의 시련들로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 한 떨기 국화 옆에서라도 언제나 소녀이고 싶었던 시간들을 반추해본다. 빈한하고도 처연한 내 영혼 속으로 찬바람이 사정없이 들이닥치고 있다. 어느덧 가을이 깊었다. 나의 인생길도 가을로 접어들었나 보다. 이 가을에는 영혼을 잃고 헤매다닌 나를 잠시 쉬게 하고 짙은 가을 향기에 흠뻑 젖어들어 영혼을 기다려볼 참이다. 영혼을 따돌리고 혼자 내뺀 나 스스로를 참회하면서.

그 어느 해보다 문화적 수확이 풍요로운 가을을 보내고 있는 요즘. 새롭게 재구성된 율리우스 카이사르기획 공연을 관람했다. ‘카이사르를 덜 사랑했기 때문이 아니라 로마를 더 사랑했기 때문에’, ‘카이사르 너마저도와 같은 명대사는 다시 보아도 전율이 이는 대사였다. 그리고 거대한 조선소를 리모델링한 영도 거청에서 열린 부산국제사진전에 참여해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을 격려하고 오래되고 낡았지만 견고한 옛 건물들을 어떻게 재생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안목도 키웠다. 그런가하면 제7회 부산스토리텔링 축제에서 부산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부산을 알리기 위해 부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올해로 24회 째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마침 한국 영화 100년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백년화갤러리 작업에 동참하는 두 학숙 펠로우를 도와 의미를 나누었고, 부산에서 첫 개봉되는 인도의 감수성이 고스란히 담긴 A.S. 라흐만 감독의 영화 ‘99개의 노래를 지인들과 야외극장에서 관람했다. 차가운 바닷바람이 잠자던 나의 지성을 일깨워 섬세한 감성의 촉수마저 모두 일어서는 느낌을 받았다. 틈틈이 예술 작품을 창작하는 작가들을 고무시키고 나름의 방식으로 격려하고 싶어서 문화 예술의 장에서 앞장서고자 노력해왔다. 그리고 이런 나의 노력들은 나 자신에게는 영혼을 살찌우는 행위들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스스로의 발길을 다구쳐 오지 않았던가. 그래서 나는 늘 바빴다.

올해 2019년 노벨문학상과 동시에 발표된 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올가 토카르축(Olga Tokarczuk)’은 그녀의 (잃어버린 영혼)이라는 어른을 위한 그림책에서 정중하고도 가만한 제안을 했다. 나를 포함해 늘 바삐 뛰어다니느라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모르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멈춤이라는 신호를 보내온 것이다. 그 신호는 조용히 건네는 평화를 위한 기도와도 같았지만 전해져오는 메시지는 생각보다 강렬했다. 정지상태를 권고하는 그림들의 안녕과 평안. 눈 덮인 길의 발자국들.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곱게 어우러진 나무들. 우리가 쫓아다니느라 놓친 시간 속에서 보존되어온 가치들을 다시금 되돌아볼 타이밍을 바로 지금당장에 정지 모드로 전환해야 한다는 준엄한 경고였다. 나는 평소 존경하는 유명 사진작가에게 그 책을 선물했다. 그는 책을 펼치자마자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이 바로 이런 풍경들이야라고 경이로움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왜 늘 소중한 것들을 잃고 난 뒤에서야 후회하고, 다시 찾아다니는 어리석음을 반복하는 존재일까. 올가 토카르축에 의하면 우리 인간들의 영혼은 우리가 초스피드로 나아가는 속도를 따라올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멈추어서 기다려야 한다고. 나는 곧잘 내 영혼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돌아보면서 살아야 한다는 표현을 써왔지만, 그야말로 영혼 없는(?) 메아리처럼 표현에만 그칠 뿐이었음을 깨달았다. 영혼의 속도를 이해하지도 못 한 채 혼자 달리면서 주마간산하듯 인생을 억지로 얼기설기 엮어온 것이다.

 

정희숙/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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