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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산책

[2019-11-01 오후 5:16:24]
 
 
 

나무와 꽃과 나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에서 순리와 조화의 기대가 기본이듯이 몸과 마음의 두 갈래가 서로 엇박자 없이 순환하고 보완해 흘러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이제 공직에서 퇴직 이십여 년이 흘러 여든의 고개를 넘어서니 일상으로 앞내 남천강변에 나가 맑은 냇물, 들꽃, 푸나무, 숲길 등이 가벼운 소일거리로 자연스럽게 친해지니 벚나무, 소나무, 밤나무, 상수리나무, 동백나무, 물버들 등과 더불어 벚꽃, 찔레꽃, 코스모스, 달맞이꽃, 개망초, 갈대와 억새, 금잔디와 클로버 등 푸새 푸나무 너울들과 일상으로 가까운 벗이 되고 있다.

이따금 나무는 하늘과 땅을 잇는 영혼의 사다리가 되고, 계절 따라 피어오르는 들풀과 꽃잎새들이 허공에 수를 놓는다.

평소 무뚝뚝이로 살던 사람이라도 허전한 마음을 이러한 자연의 선물인 생명공간과 만나면 저절로 마음이 열리고 얼굴이 밝아지고 너울거리는 느낌의 희열을 갖게 된다.

이른 봄 구름처럼 머문 피안앵(彼岸櫻) 벚꽃이 필 때면 절세미인에다 깨달음의 세계 피안을 조망하고 속세 삼독(三毒) 곧 탐() () ()를 가신다는 영험을 느낄 수 있다.

새파란 하늘에 그려지는 담홍빛 오판화(五瓣花)의 아름다움에 이끼 낀 마음을 씻어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으니... 산다는 것 의식주와 사고방식의 일상의 굴레가 부드러워진다.

어제 오늘 내일의 시간 건강 발걸음이 정신과 몸가짐이 정갈해지고 나무는 언제나 자연의 생태학(生態學)이고 푸른 영혼의 확신이다.

꽃이 솟아난 나뭇가지들을 오랫동안 올려다보다 스스로 하늘을 향해 외경심을 갖게 되는 경험을 갖는다.

이윽고 꽃잎 지는 자리엔 시심 향기만 그윽하다.

201845일자 조선일보사 박해현 문학전문기자가 쓴 나무는 하늘과 땅을 잊는 영혼의 사다리라는 오피니언 문학산책 기사를 의미 깊게 읽었다.

나무는 숱한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사유의 재료가 되기도 했다.

나무는 인공의 대척점에 있는 자연의 상징으로 사람의 마음속에 꽂혀 있기 때문이다.

나무덕분에 인간은 신화와 종교와 문학을 빚어냈다고 한다.

우주의 중심에 연결된 나무는 신화의 핵심요소다. 종교가 제시하는 영원한 신비는 문학에서 나무를 통해 형상화 된다고 한다.

소박한 나무가 거대한 인문학의 뿌리인 것이다. 하지만 나무의 문학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그려낸 책은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다.

다행히 지난해 식목일 (201845일자)을 맞아 우찬제 교수(서강대국문과)가 연구서 나무의 수사학’(문학과 지성사)을 내 놓았다.

한국현대문학에 나타난 나무의 상상력을 샅샅이 찾아내 그 글맛을 한꺼번에 음미 할 수 있게 했다. 시인과 수필가뿐 만 아니라 식물 애호가에게도 색다른 기쁨을 안겨 줄듯하다.

우찬제 교수는 인간은 나무에 상상적인 접목을 통해 창의적인 몽상의 세계에 진입할 수 있다고 했다

나무는 신화, 상징, 생명을 두루 가리키면서 하늘과 땅을 잇는 신비로운 영매(靈媒)’라는 것이다.

우리는 때때로 인생에서 소중한 것들이 병열처리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건강, 인간관계 등은 하나를 해치운 후 다음 것을 처리하는 방식으로는 얻을 수 없는 가치다.

우리는 찾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찾고 만다. 바빠도 친구를 만나야 한다.

맑은 날 뿐 만아니라 모든 날이 아름답다는 걸 깨닫게 된다.

우리는 대개 마지막이 좋으면 모든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필자소개

·새시대문학 시, 수필등단

·한국문인협회, 부산문인협회 회원

·부산수필문학협회이사, 부산뉴에이지 문학회원

·밀양시청 33년 근무(서기관 퇴직)

·시집: 숲속에서 길을 찾다

 

김복만/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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