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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만남(7)

[2020-03-16 오후 4:02:38]
 
 
 

3장 우국(憂國)의 밤

이상한 만남(7)

 

그러나 뜨거운 열기와 거친 숨소리와 응원 소리와 흙먼지가 뒤범벅이 된 속에서 줄 도감이 지키고 서 있는 기준선 위를 넘나들던 게줄의 균형도 미처 일백을 헤아리기도 전에 완전히 깨어지고 만다. 게줄의 중앙에 꽂혀 있는 깃발의 위치 변동을 지켜보며 수를 헤아리고 있던 줄 도감의 징이 또 한 번 허공에서 벼락을 치듯 울어대기 시작한 것이었다.

우와! 이겼다! 우리 하감 마을이 이겼다아!”

초판 승부의 결과를 놓고 희비가 엇갈리는 환성과 소란이 미처 가라앉기도 전에 두 진영의 위치 교체가 이루어지고, 드디어 두 번째의 힘겨루기가 다시 시작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삼판 양승제의 규약에 따라 두 번째 시합을 그렇게 요란하게 벌여 봐도 결과는 역시 초판과 마찬가지였다.

젠장 맞을 거, 정월 대보름날에도 졌는데, 오늘 또 지고 말았구마!”

이긴 하감 마을 사람들은 한 덩어리가 되어 덩실거리며 춤을 추면서 흥을 내기에 바빴고, 시합에서 진 상감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툴툴거리며 불만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이거 참, 시합을 할 때마다 번번이 지기만 하니 체면이 말이 아니네, 정말!”

하감 사람들은 단합을 잘 하는데, 우리는 그기이 잘 안 되는 기이라!”

, 시끄럽다, 시끄러워! 이유는 딴 데 있는데, 지고 나서 그렇게 자꾸 떠들어 봐야 죽은 자슥 고추 만지기 앙이가!”

이유가 딴 데 있다니, 그거는 또 무신 소리고?”

생각해 보라모. 연거푸 두 판을 내리 졌으니 이유야 보나마나 뻔한 거 앙이가! 이거는 당제를 잘못 지내서 부정을 탄 기이 틀림없는 기이라. 부정 말이다!”

어허, 큰일 날 소리! 제관이 들으믄 펄펄 뛸 기인데, 그런 소릴랑은 아예 하지도 말아라!”

시합에 지고 만 상감 마을 사람들은 모두들 손을 툭툭 털고 일어서면서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지 저마다 왁자지껄하게 떠들어대며 한마디 씩 푸념들을 쏟아내는데, 그러나 그 패인에 대해서만은 의견들이 분분하였다.

아따, 지고 나서 그런 소리들을 하믄 머 하능교! 그렇게 해 가지고는 백날을 해도 안 될 기이구마는. 안돼지, 안돼! 간밤에 딴 데다 온통 용을 다 써 삐렸는데, 천 번 만 번을 덤벼 봐야 머 하겠노? 이길 턱이 없는 기이라!”

진 쪽에서 떠들썩하게 푸념들을 터뜨리자, 이긴 하감 마을 사람 하나가 그 옆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이렇게 그 말을 날름 받아서 놀린다. <게줄 당기기>의 미진한 여운 때문에 다시금 두 마을 사람들 간에 말장난이 시작되는 것이다.

예끼, 이 사람아! 니도 이 성님처럼 나이를 한번 잡숴 바라, 어데 힘을 쓸 수가 있는강!”

허허 참, 밤새도록 감내 물 다 퍼마시고 신내 나는 군트림질하는 소리 하고 있네! 허구한 날, 밤이면 밤마다 잠도 안 자고 기를 쓰고 씩씩거리면서 운동만 실컷 해 놓고서는 어디 와서 무신 소리를 하고 있능교, 시방!”

예끼 이 사람아! 밤마다 용을 쓰고 한다는 운동은 뭣이고, 감내 물 다 퍼 마시고 신내 나는 군트림질 한다는 소리는 또 머꼬?”

아니, 그것도 몰라서 묻는 기요? 윗감내 사람들이 밤마다 피땀 흘려 가면서 용을 쓰고 난 뒤에 온통 초주검이 되어 가지고 샛노란 피오줌만 실컷 싸놓고 와서는 와 그래 쌓느냐 그 말 앙인교? 상감에서 피를 쏟듯이 그렇게 찐하디 찐한 생오줌을 날이면 날마다 잔뜩 쏟아 놓고 흘려 보내는 바람에, 우리 아랫감내 사람들은 허구한 날 그 찐하디 찐한 오줌물을 묵고 통통하게 살이 찐 게를 실컷 잡아 묵고 살아서 모두 다 이렇게 힘이 장사가 되었다 그 말 앙이요! 그러니 <게줄 당기기>를 할 때마다 우리가 번번이 이길 수밖에 없는 기이라요!”

허허, 저 사람 말하는 것 좀 보게! 우리한테 이겨 보겠다꼬 죽을 둥 살 둥 모르고 용을 온통 써 놓고는 인자 와서 무엇이 어떻게 됐다꼬? 이거 듣자 듣자 하이 젊은 사람이 성님 앞에서 버릇없이 몬 하는 소리가 없구만 정말!”

와요? 내가 어데 비싼 밥 묵고 틀린 소리를 했능교?”

틀린 소리를 하다마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새파랗게 젊은 사람이 우리 윗감내 어르신네 젖 묵던 힘까지 모조리 쫄딱 빼 놓게 하고서 그렇게 복장 찌르는 소리만 골라서 하고 있으니, 그기이 어데 틀린 소리 중에서도 어디 예사로 틀린 소린강!”

하이구, 진짜로 감내 물 다 퍼마시고 신내 나는 군트림질하는 소리 하고 있네! 하기사 성님의 말마따나 그렇게 몸뚱이는 다 늙어서 맥을 몬 추는지는 몰라도, 요새 우리 형수님 얼굴을 보이 아직도 성님의 아랫배의 힘은 보통이 앙인 눈치던데요?”

, 뭐라고? 이 노무 자슥아, 시방 니 갑자기 무신 소리를 하고 있노! 찢어진 입이라꼬 설사 똥같이 줄줄 쏟아내믄 다 말인 줄 아나!”

드디어 말장난이 고비에 차오르면, 진 쪽에서는 옷소매를 걷어붙이고 짐짓 대들듯이 팔을 을러메면서 다가서기 마련이다. 그러면 상대편도 지지 않고 큰소리를 치면서 일단 응수부터 하고 본다.

으하하하, 달덩이 겉은 형수님 말을 했더니 우리 성님이 진짜로 화가 디기 나는 모양이네! 그런데, 그렇게 날마다 힘을 다 쏟아 삐렸으이 앞으로 호리낭창한 우리 형수님을 옆에 두고 밤마다 그 뒷감당을 우찌 할라는공!”

이 노무 자슥이 그래도 입만 살아 가지고! 무엇이 으쩌구 으째””

이크, 달라빼자! 꺽정이 겉은 우리 성님한테 붙잡혔다가는 뼈도 몬 추리게 될 기이다!”

그리하여 결국 하감 마을 사람은 줄행랑을 치면서 항복을 하고, <게 줄 당기기>에서는 졌지만 이 말싸움에서의 승리는 결국 상감 마을 쪽으로 돌아가고 마는 것이다.

 

정대재/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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