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0.9.23 17:35
 
전체 사회 행정 교육 경제 정치/종교 문화/역사 복지/건강 스포츠/여행 밀양방송
 
박스기사
 전체
 살며 생각하며
 시가 머무는 자리
 마음의 창
 재약산의 숨결
 소설
 현지르뽀
 歷史속의 密陽人
 문학/예술
 가치핸들
 기획
 社說
 기고
 인물
 역사의 향기
 미담 속으로
 책이야기
 건강시대
 대선을 향한다
 총선을 달린다(밀양)
 발언대
 독서 산책
 밀양아리랑글판전
 낙숫물소리
  가장많이본뉴스
부원병(夫源病)
제사상 진설에
(현장스케치)무
황걸연 의장,
미풍양속 孝사상
폐선(廢船)
그 남자의 퇴근
비만(肥滿)과
글쓰기는 뇌의
밀양시종합사회복
주거 빈곤아동
바보들의 부질없
정기분 재산세(
밀양댐 생태공원
밀양농어촌관광휴
감염증 확산 방
기운으로 뇌를
소리에 열광하는
선열의 나라사랑
세종중 학생동아
 
뉴스홈 >기사보기
선행 릴레이

[2020-07-29 오후 5:25:47]
 
 
 

장맛비가 간헐적이라 우산 챙기기가 쉽지 않다. 생각해보면 인간이 태어나 가장 많이 잃어버리는 물건 가운데 하나가 아마도 우산이 아닐까 싶다. 비가 오는 날이면 나는 아들에게 집에서 제일 귀하고 좋은 우산만 골라서 들려 보내곤 했다. 그런데 아들 녀석은 언제나 우산을 잃어버리고 왔다. 제 물건 챙기기에는 영 잼병인 녀석 때문에 화가 난 나는, 어느 날인가부터는 잃어버려도 아깝지 않을 우산만 골라서 녀석의 손에 들려 보내기 시작했다. ‘너에겐 귀한 물건을 간수할 능력이 없어그런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후회스럽기만 하다. 인간에게 있어 소중함이라는 가치가 무엇일까. 그 시기는 또 언제일까를 반문해보면서부터다. 인간의 망각과 함께 기억해야할 것들에 대한 중압감의 이해 덕분일지도 모르겠다. 이후 나는 우산 인심으로부터 매우 관대해지기 시작했다. 아들이 잃어버린 우산은 누군가의 빗길을 피해주었을 것이므로 전혀 아깝지 않은 일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느 비 오는 저녁나절이었다. 그날도 퇴근길 기차에서 내려 육교를 오르려는데, 얼굴이 불콰한 어떤 아저씨가 아니 오늘 비가 올 줄 어떻게 알고 우산들을 그렇게 챙겨왔느냐며 우산 가진 사람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나는 그 모습이 재미나기도하고 딱하기도 하여 웃으며, “오늘 오후에 비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습니다했더니, 자기 집은 역에서 멀지 않아 택시를 타기도 기사 양반한테 미안하고, 비가 이리 쏟아지는데 우째 걸어갈지 난감하다며 처음 보는 나에게 하소연을 했다. 나는 대뜸 아저씨, 이 우산을 쓰고 가셔요. 제 차가 역 앞에 있으니 차 있는 곳까지만 함께 이 우산을 쓰고 갔다가 이 우산을 쓰고 가십시오아저씨는 더욱 깜짝 놀라서 아니 이 좋은 우산은 언제 돌려 드립니까?” “다음에 누군가에게 이렇게 주시어요아저씨는 우산 하나 덕분에 세상에 이런 좋은 사람도 다 있나 하며 감탄을 연발하고 허리까지 90도로 꺾어 인사를 했다. 이후 나는 아저씨를 만난 적도 없고, 설령 만난다고해도 얼굴을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나는 이런 선행릴레이를 늘 꿈꾸어 왔다. 내가 다시 돌려받기 위한 선행이 아닌 무차별선행. 그야말로 작지만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그 가치에 대한 생각에 따라 우리는 엄청난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평소 난폭운전을 일삼던 어느 택시운전자가 무더운 여름날 갈증을 느끼며 언덕바지를 운전해 올라가고 있었다고 한다. 마침 시원한 냉차를 나누어 주고 있던 자원봉사자들이 나누어주는 냉수 한 잔을 얻어 마시고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이 더운 날씨에 남을 위해 일하고 있는 사람들, 저 사람들은 도대체 왜 저렇게 할까. 그는 그날 크게 깨달았다고 한다. 시원한 냉수 한 잔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고 보면 한 인간이 마음을 움직이고 대오각성(大悟覺醒)하게 되는 계기. 그래서 우리가 사소해 보이는 디테일을 붙들고 한 걸음 한 걸음. 그 한끝의 차이를 이루어가고 있는 것이리라.

엊그제 평생을 독신으로 살며 모은 재산 676억을 우리나라 과학 발전을 위해 힘써 달라며 카이스트에 기부한 한 여걸의 통 큰 기부 소식이 전해졌다. 본인은 과학을 잘 모르지만 과학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잘 알고 있다는 말도 남겼다. 더욱 놀랍고도 감동스런 스토리는 그녀는 나이 현재 83세인데, 81세에 첫사랑과 결혼해 현재 결혼 2년차 신혼부부라는 사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소설 같은 이야기인가. 이처럼 선행이 릴레이처럼 이어지는 곳에는 진귀한 보물과 같은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는 것 같다. 때로는 세상이 한없는 진흙탕처럼 느껴지다가도 인간이 한없이 위대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어디서나 선행이 릴레이처럼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정희숙/문학평론가

 
 
 
내용
이름
   비밀번호
     
     
     
     

최근기사
69년 만에 전수된 6.25 화랑무공
밀양농어촌관광휴양단지 시공사 쌍용건설
전인적 인재 육성, 함께하는 우리는
비만(肥滿)과 뜸(1)
오염을 감수하는 미련함
풀과 같은 인생
미풍양속 孝사상 실천 시대 귀감
가곡동기관단체협의회·용궁사
제사상 진설에 대한 견해
폐선(廢船)
감동뉴스
이웃과 나누는 행복한 일상
홀로사는 어르신 효도관광
수소원자에너지준위가 E1>E2>E3.
깜짝뉴스
누적 적자경영의 '밀양무역&#
세계최대규모 김치공장 밀양유치 확정
축협, 축산물품질경영대상 수상
 
전체 :
어제 :
오늘 :
(50423)경남 밀양시 북성로2길 15-19(내이동) 밀양신문 | Tel 055-351-2280 | Fax 055-354-0288
Copyright ⓒ 밀양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ly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