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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아버지를 만나다

[2020-09-14 오후 2:45:20]
 
 
 

아버지는 언제 불러도 그리운 단어이다.

엄마를 많이 사랑했지만 묵묵히 뒤에서 지켜만 보시던 아버지, 자식들이 아까워서 회초리 한 번도 못 드셨던 아버지, 이제는 은혜를 갚을 길조차 없지만 눈감는 그 날까지 그리운 것이 나의 아버지다.

자식을 가슴에 묻은 박종철 씨의 아버지는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우리 종철이는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 또한 복이다며 끓는 슬픔을 삼켰다.

이 책을 쓴 구미 출신인 박도 작가의 아버지는 자신만 서울에 남겨 놓고 어머니와 동생들을 데리고 부산 아미동으로 가서 화물 꼬리표와 과수용 배 봉지를 만드는 일을 했다. 업자들로부터 제때 돈을 못 받을지언정 일 시킨 품삯은 제날짜에 주었던 아버지였다.

그런 아버지를 보며 살았던 지금은 자신이 아버지가 되어 강원도 안흥 산골 박도 글방에서 아들에게 쓰는 간절한 편지로 이 글을 썼다.

고등학교에서 수많은 청소년들을 길러 온 교사로서 제자들이나 아들딸 그리고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쓰는 글이기도 하다.

머리글에 아버지는 백 사람의 스승보다 낫다고 시작한 그의 글은 한 마디 한 마디가 옳으며 우리가 본받아야 할 이야기들로 가득 담겨 있다.

그는 첫 교단에서 받은 봉급으로 드리지도 못할 어머니의 목걸이를 샀다.

얼마나 사무치는 그리움이었을까 하는 마음에 콧등이 시큰해진다.

그는 어느 아버지의 자식에 대한 사랑의 모습 중 한국 전쟁 시 행불된 아들이 꼭 살아서 올 것이라고 믿고 일 년 내내 등불을 밝히며 그 꿈을 안고 생을 마감하는 슬픈 이야기를 아름답게 그려내기도 한다.

또 신사는 총보다 지갑을 먼저 빼어야 한다며 아들에게 혹여 단체 금일봉을 받으면 주머니에 넣지 말고 나누어주어라 혹여 모자란다면 너는 가지지 말라고 조언하며 청렴결백한 삶을 권유 한다.

그는 유럽 여행 중 어느 운전기사가 로렐라이라는 시를 나직이 낭송했단다. 낭송이 끝나자 모든 승객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여행지에서 운전기사가 그곳에 맞는 시 한 구절 읊어준다면 또 다른 여행의 묘미에 빠질 것이라며 여유로움과 풍류의 멋을 소유하기를 충고한다.

또 노후를 대비해 반드시 좋은 취미를 가지라고 권한다.

슈바이처는 바쁜 의사였지만 파이프 오르간을 매우 잘 치고 쉬는 시간마다 악기를 다루는 여유를 가졌다는 것이다.

단 퇴폐적이고 향락적인 취미는 인생을 파멸로 몰아넣고 카지노나 경마, 화투나 트럼프 등은 인생을 망치는 일이니 멀리하라고 한다.

그는 또 술과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다며 늘 고향 친구를 만나러 구미로 가는 기차를 타면 지금도 설렌다며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많은 재산을 남기면 상을 치르는 동안에도 형제들은 서로 더 가지려고 싸우지만 저자는 남길 재산이 없으므로 너희 남매는 사이좋게 살아달라며 뜨거운 우애를 당부한다.

또 세계 어디를 가든 우리 대한민국처럼 좋은 곳은 없으니 굳이 먼 해외까지 가서 고생하지 말고 전국을 골고루 다녀봄이 행복이라고 전한다.

우리나라 좋은 나라 대한민국만세! 라는 그는 분명 애국자다.

 

곽송자/주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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