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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에서 온 손님(1)

[2020-09-23 오후 4:17:55]
 
 
 

3장 우국(憂國)의 밤

 

성내에 부는 바람(6)

김병환의 간단명료한 청원의 말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하였으나 어쩐지 전체적인 분위기는 신통치 않았다. 사실 서슬 푸른 일제의 무단정책이 최고조에 다다른 시점이라 위험 부담이 적지 않은데다, 거기에 있는 인사들 중에는 다른 일반 청년운동 단체의 임원이거나 회원들 다수가 섞여 있었던 것이다.

그러자 고삼종 목사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부탁의 말을 전하는 것이다.

우리 교회의 기독교 청년회에는 피가 끓는 애국 청년들이 많습니다. 이미 만주로 간 김원봉 군이 있고, 독립 투쟁의 길을 찾아 떠난 최수봉 군도 있습니다. 그들이 떠날 때 적지 않은 자금을 남몰래 쥐어 준 인사도 여기에 참석해 계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 독립 청년단이 조직되면 앞으로 무력에 의한 조선 독립 투쟁을 위해 나라 밖으로 나가게 될 인재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많든 적든 간에 능력이 있는 여러 분들의 지원이 많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여러분들께서 저마다 절실한 우리의 일로 여기시고 많이들 도와주시기를 다시 한 번 간곡하게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고삼종 목사의 얘기가 끝나는 것을 보고 겨우 안심을 하고 밖으로 나온 김병환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먼 산을 바라보며 길게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는 주먹을 불끈 쥔 팔을 하늘을 향해 쭉 뻗치면서 속으로 크게 부르짖으며 다짐하는 것이었다.

이제 시작일 뿐이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심는 대로 거둘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앞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 그러면 우리한테도 조국 광복 운동의 문은 활짝 열리게 될 것이다!’

 

북쪽에서 온 손님(1)

청명하던 날씨가 오후 들어 꾸무럭거리는가 싶더니 저녁이 되면서 기어이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비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해졌고, 밤이 되자 세찬 바람까지 휘몰아치기 시작하였다. 음력 오월 달에는 보기 드문 세찬 비바람이었다.

주민들의 쉼터처럼 늘 밝고 평화롭기만 하던 밀양읍교회도 칠흑 같은 한밤의 비바람 속에서는 어쩔 수 없이 유령의 집처럼 으스스한 분위기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주변의 민가들과는 동떨어진 언덕 위의 외딴곳이라 천지를 뒤흔드는 천둥소리와 함께 번갯불이 백납같이 번쩍일 적마다 벽돌로 높게 쌓아 올린 앞쪽의 종탑과 그 위의 십자가가 마치 악마가 사는 이역의 성채인 양 음흉스럽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내곤 하였다.

심야 비밀 회합이 열리는 날이어서 목사관으로 통하는 언덕 아래의 채마밭 샛길의 외등은 일찌감치 꺼져 있었다. 그러나 채마밭 쪽을 향해 기역자 모양으로 증축하여 달아낸 목사관의 회의실 들창 가에서는 묵직하게 드리워진 커튼 사이로 환하게 켜 놓은 방 안의 불빛이 밤늦도록 은밀하게 밖으로 새어 나오고 있었다.

한 구비의 세찬 비바람이 사목실(司牧室) 들창문을 때리고 지나가자 멀리서 순찰을 도는 일경들의 호각 소리가 비수처럼 날카롭게 어둠 속을 파고들며 들려온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자전거를 탄 왜놈 순사 하나가 교회 채 밭 바깥의 울타리 너머에서 슬며시 멈추어 서는가 싶더니 후레쉬 불을 이리저리 비춰 보고는 그냥 천천히 지나쳐 버린다.

그리고 또 얼마나 지났을까. 이번에는 웬 검은 그림자 둘이 교회 반대쪽의 어둠 속에서 밤도깨비처럼 불쑥 튀어 나오더니 단숨에 행길을 가로질러 목사관이 있는 교회 언덕 아래의 과수원 쪽 어둠 속으로 잽싸게 몸을 숨긴다. 두 사람 모두 날랜 동작으로 보아 젊은 청년들 같았으나 그것도 이따금씩 번쩍이는 번갯불 속에서 순간적으로 드러난 윤곽일 뿐, 정확한 모습은 분간할 길이 없었다.

그들은 조금 전에 왜놈 순사가 사라져 간, 경찰서가 있는 성내 중심가 쪽을 살펴보다가 흰색 페인트를 칠한 나무 울타리를 훌쩍 뛰어 넘는가 싶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현관 반대편의 회의실 뒷문 앞으로 득달같이 달려드는 것이다.

, 윤 부장! 왜 이렇게 늦었는가?”

그들이 목사관 울타리 안으로 들어섰을 때, 뒷문 밖에 나와서 서성이고 있던 한 사내가 반색을 하고 그들을 맞이하였다. 그는 이 교회의 설립자인 고삼종(高三宗) 목사의 아들로서 대구 계성학교(啓星學校)를 나와 연로한 부친 밑에서 총무 일을 담당하고 있는 고인덕(高仁德)이라는 사람이었다.

갑자기 볼일이 생겨서 출타했다가 서둘러 귀가했으나 우리 모임에 참관하시기로 약속한 손님께서 늦게 오시는 바람에 이렇게 늦어지고 말았습니다.”

윤 부장으로 지칭된 청년은 그러면서 자신이 데리고 온 낯선 사내를 그에게 소개하는 것이었다.

이분이 바로 어제 밤에 부산으로 가시는 길에 날이 저물어 우리 집에서 주무시고 가셨다고 말씀 드렸던 그 신의주에서 오신 손님이십니다. 오늘 밤 여기서 우리의 회합이 열린다는 얘기를 들으시고 꼭 참관하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부산으로 내려가셨는데, 그쪽의 볼일이 예상 외로 늦어져서 늦게 오시는 바람에 이제사 우중을 무릅쓰고 이렇게 모시고 오게 되었습니다.”

, 그런가? 그런데 우리는 그런 줄도 모르고 무슨 일로 이렇게 늦어지는가 하고 걱정들을 하면서 애를 태웠지, 뭔가!”

이렇게 말하면서 크게 안심을 한 고인덕은 처음 보는 낯선 손님에게 예를 갖추어 인사를 한다.

오늘 낮에 윤세주 군으로부터 선생님의 얘기를 잠깐 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일로 바쁘실 텐데, 이렇게 다시 찾아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우선 안으로 드시지요!”

, 고맙습니다. 저녁 늦게 염치없이 이렇게 불쑥 찾아와서 미안합니다.”

염치없이 찾아 오셨다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저희들은 선생님과 같은 분을 모시게 되어 오히려 큰 영광인걸요.”

정대재/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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