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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상 진설에 대한 견해

[2020-09-23 오후 4:57:45]
 
 
 

이번 추석은 예년과는 좀 다를 수밖에 없겠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중앙의 한 언론 여론 조사에 의하면, “이번 추석에 정부의 이동 자제 권고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세대 중에 예상과 달리 60대가 가장 높았다고 한다. 그러니 이번 추석에는, 차례는 지내되 참석 인원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명절 차례든 기제사든 제사상을 차릴 때, 집안마다 항상 진설하는 사람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늘 하던 사람이 하게 되고, 나머지 참석자들은 방관하거나 그냥 좀 거들어주는 정도이다. 그러다 보면 평소에 직접 진설해보지 않았던 사람에게 해보라고 하면 어떤 제수를 어디에 놓을지 헷갈려 한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아니고 일 년에 몇 번 있는 일이다보니 수년간 자주 보았긴 한데 직접 해보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제사상 진설에는 전해져 오는 규칙이 있다. ‘홍동백서’, ‘조율이시’, ‘두동미서’, ‘좌포우혜’, ‘어동육서등이다. 집안마다 조금씩 다르긴 해도 이런 규칙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이 규칙을 모르거나 어기게 되면 상식이 좀 모자란 사람이 되거나 집안 문중까지 의심받는 고약한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진설 규칙과 한자 뜻을 아는 사람은 저절로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목소리까지 높아진다. 더군다나 라떼 꼰대라면 상대를 힐난하면서 일장훈시까지 늘어놓는다.

그런데, 이런 분들이 힘주어 강조하는 홍동백서’, ‘조율이시는 과연 맞는 것일까? 또 그 근거는 어디 있는 것일까? 그 근거는 유교의 예서에 있을진대 실제로 예서를 조사해보면 그 어디에도 이런 규칙이 없다고 한다. 모든 예서의 근거가 되는 중국 송나라 주자의 주자가례에도, 조선 후기에 나온 사례편람에도 이런 진설법은 없다. 퇴계 이황의 퇴계문집에는 음식 종류는 옛날과 지금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이 할 수 없다.”, 율곡 이이의 격몽요결에는 제사는 사랑과 공경으로 정성을 다하는 것을 위주로 할 뿐, 가산 규모에 따라하라고만 하고 있어 한술 더 뜨고 있다.

 

그러면 홍동백서’, ‘조율이시는 어느 때, 어디서 나왔을까? 공식 문서에 나타난 것은 신라시대도 아니고, 조선시대도 아니고, 1969년 문화공보부 민속종합조사보고서에서 처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예서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어느 지방에서 행해지는 풍속을 소개한 것이라 한다. 이것이 대중들에게 널리 퍼진 것은, 1985년 언론에 제사상 진설도라는 것과, 1988추석 상차림 안내서라는 것이 보도되면서부터이다. 80년대라면 우리나라가 산업화·도시화로 농촌에서 도시로 인구가 유입되어, 소위 핵가족이 형성되는 때이다. 도시로 간 젊은 가장들이 제사상 차림에 어려움을 겪으며 진설 규칙을 찾게 되니, 이에 언론이 제때에 반응한 것이라 생각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 놈의 코로나때문에 이번 추석 차례에는 참석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면 늘 제사상을 진설하던 집안사람이 불참하게 될 수가 있어서, 새삼 홍동백서’, ‘조율이시규칙을 찾는 사람들도 많이 생길 것이다. 이것을 알고 그 규칙대로 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규칙이 뚜렷한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것도, 이번 코로나 추석의 팁이 될 수 있다. ‘홍동백서’, ‘조율이시는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금과옥조로 여겼던 주자가례에도 없고, 퇴계와 율곡 어른도 언급한 바가 없다는 사실을 알면, 포도나 멜론을 어디다 놓을지, 돌아가신 할머니께서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시던 통닭을 차례상에 올려도 되는지 안 되는지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누가 뭐라 하면 우리나라 화폐에도 나오시는 퇴계 어른말씀으로 대꾸하면 될 것이다.

 

이경국/밀양신문평가단장

 
 
 
이승철 형식과 겉치레 보다는 내용과 정성이 담긴다면 올바른 차림이 아닐까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20-09-24 15:42
이동수 좋은 글잘읽었습니다 ㆍ정말 모범이될것입니다 ㆍ
젊은 사람들이 이글을 읽어면 걱정없시 제사 참석할것같습니다ㆍ
화이팅입니다
2020-09-2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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