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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휴먼터치

[2021-02-23 오후 3:48:08]
 
 
 

미래가 우리에게 기대와 함께 두려움을 주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기대하는 바는 미래가 장밋빛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희망에서 비롯되고, 두려운 바는 미래의 모습을 예측하기 어려운 데에 기인한다.

역사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이성과 합리성은 문명의 발달을 매개로 예측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왔다. 과거보다 더욱 편리하고 풍요로운 생존 조건들을 충족시켜 온 것이다. 그 결실은 1차 농업혁명부터 2차와 3차에 걸친 산업혁명이다.

이제는 또 다른 차원의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 했다. 지식정보가 산업과 인간의 삶의 양식에 미치는 영향이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지는 만큼, 우리는 이것을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른다. 이의 특징은 정보와 창의적인 지식이 융합되어 산업과 기술을 선도한다는 점이다.

수많은 정보가 디지털화되어 초고속정보통신망에 의해 시공을 초월해서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망을 형성한다. 지식과 기술이 고도화되고 파급력이 기하급수로 커짐은 물론이다. 이 혁명은 산업이나 경제 영역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자체를 바꾸게 될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10년 만에 세상을 바꾸어 놓은 것은 정보통신기술(ICT) 발달의 소산이다.

앞으로의 변화는 이보다 훨씬 더 근본적이고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임이 틀림없다. 인공지능은 물론이고 빅데이터나 사물인터넷과 같은 기술이 스마트폰의 파급 이상으로 확산될 날이 머지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ICT의 발달이 미래에 대한 부푼 꿈을 선사하기에 앞서 걱정과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것은 왜인가. 두 가지 이유가 주목된다. 첫째, ICT의 발달궤적에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형성되어 어느 방향으로 진화될지 예단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우려이다. 알고리즘은 기계와 인간이 상호교류를 통해 문제해결을 위한 일정한 규칙을 만들어 내는 것인데, 개발자조차도 진행방향을 예측하기 어렵다. 외부적인 시스템이 나 자신의 감정이나 선택보다 더 잘 분석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된다면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둘째, 또 다른 걱정은 그렇게 진보된 기술발전이 과연 인간의 행복을 담보해 줄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지금까지의 궤적으로 보아 행복과는 크게 비례하지 못하고 있다. 물질적 풍요를 가져온 이면에는 인간성 상실의 상흔을 남겨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을 이루었지만 자살률 1위 국가이고 갈등 해소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나라로 꼽힌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런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해서 4차 산업혁명을 외면할 수는 없지 않은가.

기술이 첨단화될수록 사람의 따뜻한 감정이 더욱 필요하다. 기술에 인간의 감성을 가미하는 것이 이른바 휴먼터치이다. 실제로 정보통신의 발전은 경제성장을 최고의 가치로 두고 개발됐지만 그 결과는 개인의 삶을 지배하게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다. ICT가 경제적 이점과 기술개발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맥락을 해석하고 포용하는 방향으로 진화되어야 하는 당위적인 귀결이다.

그리하여 과학 기술이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겠다. 코로나 사태에서 경험하였듯이 인간이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는 없을지라도, 주어진 상황에서 내가 할 일은 내가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기술로 인한 인간소외의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 이 점이 기능 확장에 치중하는 기술을 넘어 인간의 감성을 충족하는 기술혁명을 요구하는 이유이다.

 

박창권/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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