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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의 투자와 투기

[2021-03-26 오후 3:48:15]
 
 
 

최근에 터진 LH직원 땅투기 문제로 온 나라가 들썩거린다. 부동산 문제가 문재인 정부 말기의 블랙홀이 된 셈이다. 4월 재보궐 선거는 물론이고 내년의 대통령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급해진 정부여당은 부동산 투기를 적폐세력으로 규정하고, 이를 청산하는데 현 정권의 말미를 장식할 태세이다.

부동산 문제는 역대의 정권마다 고심했던 이른바 사악한 문제(wicked problems)였다. 부동산 해법은 문제정의도 어렵고, 해결책도 묘연하고, 선례도 없고, 한번 실패하면 되돌릴 수 없는 과오를 남기는 문제이다. 부동산의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가격의 폭등과 하방경직성, 지역과 소득계층 간의 편차가 심화되는 등, 어느 하나 쉽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더욱이 부동산은 가수요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일반의 시장원리가 작동되기 어려운 특성을 지니고 있다.

국가 전체적으로는 난제인 반면에, 개인의 입장에서는 돈과 정보만 있으면 부동산 시장은 땅 짚고 헤엄치기가 된다. 부동산을 향한 욕망은 거기에 비정상적인 초과 이득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와 투기의 모호한 경계를 넘나들면서 이익을 향한 질주를 외면하기 어렵다.

현재 부동산 시장의 문제점은 땅과 주거가 주는 효용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매겨져 있어 경제원리를 왜곡한다는 것이다. 부동산은 국민 재산의 70~80%를 차지한다고 하니 의식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턱없이 높다는 말이다. 또 하나는 대다수 국민들이 겪는 상대적 박탈감이다. 집값 상승을 바라보노라면 세입자의 성실한 노력이 허망해지기 일쑤이다.

시장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니, 문제의 근원적인 해법은 정부정책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현 정부는 여러 차례 대책을 발표하고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만큼은 자신 있게 호언했건만 결과는 정부의 정책목표와 반대로 나타나고 말았다. 정부대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원인은 무엇인가. 일차적으로 정책에 대한 신뢰를 잃은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정부신뢰를 어떻게 구축해야 하나. 원론적인 신뢰원칙에 충실 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내용적으로 정책의 일관성과 합리성이 있어야 하고, 정책의 시행으로 인해 가격안정과 같은 실질적인 효과가 수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정부의 공정성이다. 정책의 입안자나 시행자가 도덕적으로 정당해야 한다.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수요억제를 위한 규제강화와 세금인상으로 사후약방문에 매달렸다. 현 정부 들어 24번의 부동산대책이 발표되었지만, 그 기간에 서울의 아파트 값이 85% 올랐다고 하니, 이것이 정부신뢰의 가늠자이다.

LH사태 이후 공무원이나 선출직 공직자의 투기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당사자들의 반응은 대부분 억울하다고 한다. 그들이 항변하는 심리상태는 아마도 인지부조화로 설명될 것 같다. 오류를 인정하거나 수정하기보다는 자기가 옳다고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처음에는 투기행위에 대한 부끄러움과 반성의 기미를 보이다가 차츰, 남들도 다 하는 일이고 실정법을 위반하지 않았다 등의 자기합리화로 강변하니 국민들은 분노하는 것이다. 인지를 조화시키는 것은 일반인의 상식에 어긋난 투자는 모두 투기라고 보는 데서 출발해야 하겠다.

이제 폭발적으로 증가한 부동산 시장규모에 걸맞게 상시적인 관리 기구를 설치하겠다는 의제는 적절하다고 본다. 그리하여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를 확립하고 투기를 근원적으로 예방하여 실수요자를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나아가 규제중심보다는 부동산 시장의 건전한 육성으로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방향이 모색되어야 하겠다.

 

박창권/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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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규 감명깊게 동감으로 잘 보았음
감사합니다.
언제나좋은글 감동입니다.
날마다 좋은 하루 되세요
2021-04-0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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