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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의 방문

[2021-08-27 오후 4:23:00]
 
 
 

잠을 설친 새벽 비스듬히 기울어진 유리 지붕 위로 까치 한 쌍이 날아와 걸어 다니고 있었다.

이쪽으로 왔다가 잠시 머물렀다가는 다시 저쪽으로 갔다가 했다. 까치의 몸무게만큼 발자국 소리가 내 가슴에도 쿵쿵거렸다. 무슨 말이 하고 싶어 내게 왔을까. 까치들이 날아가고 난 후에도 한참을 여운 속에 앉아 있었다.

누구의 부탁을 받았기에 친히 새벽에 길을 나섰는지. 나는 무척 궁금해졌다. 반대편으로 날아가 깍깍대는 소리들을 해독해보려고 조심히 귀를 기울여 보았지만 뜻을 알아내지는 못했다. 그래도 어쩐지 녀석들의 안부 인사가 고맙고 기뻐서 모처럼 마음까지 우쭐해졌다.

여전히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비호를 받고 있다는 안도감이라고 해야 할지. 흥감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문득 우리가 얼마나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들인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 존재가 사물이었든 동물이었든지 내 곁의 그 무엇이었거나 누구이거나에 대한 소중한 가치를 깨닫는다면, 어쩌면 우리는 잊고 있었던 사랑을 되찾을 수도 있고, 온갖 사물들에 대해서도 경이로움이 벅차오르게 될 지도 모른다.

순전히 까치의 예고 없는 방문 덕분에 은혜로운 마음이 끝도 없이 펼쳐지다니, 그러고 보면 인간의 마음이란 참으로 요사스럽기도 하다.

오늘날의 우리는 지나치게 인간에게 집중된 삶을 살고 있고, 인간의 편리만을 지향해온 대가를 이제서야 지구 곳곳으로부터 자연재해라는 부메랑으로 우리에게 되돌아오고 있는 불편한 진실 앞에 놓이게 되었다.

무시무시한 기후변화 현상으로 때 아닌 폭우 소식이나 세계 곳곳의 산불은 또 얼마나 많은 탄소를 배출할지. 상상을 초월할 무더위나 국지성 호우 등은 환경오염이 원인이 된 재난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러한 기상이변들을 목도하면서 죗값을 겸허히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함을 아프게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그동안 우리는 겁도 없이 인간도 엄연한 자연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자연 환경 조건 위에서 지배하고 군림하면서 자연을 맘껏 훼손해왔다. 그 결과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해왔던 예측 가능한 기후현상이 아닌, 도저히 예측이 불가능한 기후 패턴으로 우리 스스로를 위협하는 지경으로까지 몰고 온 꼴이 된 것이다.

얼마 전 몇몇 지인들과 모처럼 식사를 나누다가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현실과 환경 문제에 대한 구체적 실천 방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의외로 여성분들의 경우 이미 작은 일이라도 실천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각성에 대한 인식 또한 뚜렷했다.

한결같이 더욱 환경운동을 확장해나가야 된다고 입을 모았다. 아마도 생활폐기물과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분리수거에 대해 남성들보다 밀착되어 있기 때문인 것 같았다.

식사 시간 내내 물티슈와 티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손수건을 휴대하고 다니자거나 손수건 선물하기, 장바구니 생활화,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비닐 사용을 줄이고 찬통에 담아오고 가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등등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최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그레타 툰베리라는 10대 소녀 환경운동가의 절규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그동안 자연적 가치에 대해 지나치게 안일한 태도로 살아온 것은 아닐까 하는 반성도 해본다.

하나가 실천한다고 뭐가 크게 달라지겠어. 누군가가 해결책을 마련하겠지. 그렇게 오랫동안 타인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해 온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지금부터 당장 실천에 옮겨야 한다. 한번쯤은 꼭 생각해봐야 할 이슈임을 많은 사람들이 알기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찾아 최선을 다해 실천 해보기.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하는 마음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는 죄를 지어서는 안 될 것이다.

새벽까치가 나에게 전하고 싶었던 소식이 어쩌면 환경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제발 좀 알아라라는 메시지 전달이 아니었을까 하는 나름의 해석을 해본다.

언제나 희망을 먼저 전해주는 나의 영원한 호위무사, 나는 너의 이름을 까치라고 쓰고 희망의 전령이라 부르고 싶다.

 

정희숙/(사)기회의 학숙 총무이사.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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