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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자연과 문화 예술의 도시 속, 작은 미술관 ‘활짝’

[2020-09-14 오후 2:04:22]
 
 
 

밀양시가 하남읍 명례로 451번지에 위치한 구.명례초등학교 자리에 미술관을 조성해 새로운 예술의 공간으로 탄생시켰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작은 미술관공모사업으로 시작된 이 미술관은 지난 5누루미술관이란 이름으로 개관됐다.

코로나로 인하여 정상적인 개관이 불가한 상황에서 관람객 없이 작품전시 작가와 관계인 1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조촐한 개관식을 가졌다.

꾸밈없는 순수한 모습의 이나영 밀양시민예술단장의 살풀이 공연과 강지현 관장의 소박한 인사가 전부였지만 거대한 꿈은 이제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 꿈속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작은 미술관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는 르네상스 미술을 영혼이 쉴 수 있는 정원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작품을 통하여 지친 영혼이 쉼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작품을 가슴에 안은 미술관은 바로 영혼의 쉼터가 될 것이다.

대부분의 작은 미술관은 분주하고 딱딱한 도심 분위기와는 다른 곳에 자리 잡아 자연과 건물이 조화를 이루며 작품을 품고 있어 휴식과 사색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전국에 작은미술관 17개소를 조성·지원해 왔다.

지역의 공공 유휴공간을 활용한 지역밀착형 소규모 미술 공간으로서, 전시와 교육, 주민 참여 창작활동 등을 통해 지역 주민과 예술가가 함께 만들어 가는 문화공간을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이었다.

지난해에는 예산 63천만 원으로 9곳을 지원해 작가 718명이 참여한 가운데 63개 전시, 121개 주민 참여 프로그램 등을 진행했고, 주민 총 32천 명이 작은미술관을 방문하는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올해는 예산 7억 원으로 3개 분야 11개소를 조성·지원하기로 하고 공모하였으며, 여기에 강지현 ()대한스트릿컬쳐연맹 이사장이 반응하면서 밀양에 작은 미술관의 탄생을 이끌어냈다.

 

봉사의 길

누루미술관 강지현 관장은 정치외교를 전공한 부산 출신이다. 국제학으로 석사과정을 마쳤고 지금은 스포츠외교학으로 박사과정 논문에 열정을 쏟고 있는 30대 후반의 여성이다.

정치, 문화, 외교관계의 연구원으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강원도 지역의 아이들과 지역민들을 만나면서 고민에 빠졌다.

자신은 성장기에 부모님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접하고 느꼈던 것이 문화예술이었고 대부분이 그렇게 삶을 영위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곳 아이들과 지역민들은 바로 곁에서 숨 쉬고 있는 문화예술에 대하여 마저도 자신들과는 별개의 것인 양 너무도 무감각한 상태였던 것이다.

그들은 문화예술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길을 몰랐고, 그 존재에 대한 깊이를 느낄 수 있는 계기를 찾지 못했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그들과 함께 그 길을 열어가기로 했다.

그래서 대관령 농협창고에 복합문화공간을 만들어 다양한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스트릿컬쳐연맹은 이일 외에도 전국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문화예술에 대한 열정은 강하였지만 운영예산에 대한 목마름은 언제나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그래서 지원사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고, 지인을 통하여 알게 된 아름다운 밀양에 미술관이 없다는 사실과 문체부의 공모사업이 연결되면서 밀양에 작은 미술관이 조성되는 계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75백만 원(국비 5천만 원, 시비 25백만 원)의 지원으로 교실 두 칸이 미술관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향후 3년 간 지원되고 이후는 스스로 자생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어쨌든 현재도 미래도 운영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굳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이 일에 열정을 쏟는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강 관장은 내가 배우고 익힌 것을 실천하여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봉사가 아니겠느냐?”며 맑은 웃음을 던져온다.

문화예술을 통하여 알지 못했던 새로운 향기가 담긴 삶의 세계를 열어가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그로인하여 모두가 따뜻한 인류애를 가슴에 담게 된다는 것, 그것이 자신의 존재이유라고 강변하는 듯하여 듣는 이의 가슴을 흔들어 놓는다.

 

누루미술관

누루(樓樓)’란 이름은 한문으로 누각을 말하는 를 반복 사용하여 지은 이름이다.

밀양의 영남루가 한국의 대표적인 건축물 중 하나인 점에 초점을 맞추었다 한다.

누각은 연회, 교육, 교류를 위해 활용되던 공간이었다. 이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조성하여 밀양의 역사와 문화에 기반한 현재의 문화공간을 조성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지역 내 역사와 문화적 가치에 기반한 지역문화 콘텐츠를 현세대와 공유하고 미래세대에 전해줄 수 있는 다양한 연구, 예술 활동 등을 하나씩 풀어 나가게 될 것이다.

강 관장은 지역 유소년들이 공부하고 교류하며 시간을 보냈던 학교공간에 시각예술의 가치를 더하고, 시민과 대중의 교육과 교류 그리고 쉼의 공간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가꾸어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개관식에는 오제성 작가의 작품 48점이 전시됐다.

과학, 의학, 정보통신, 철학의 발달로 무지와 두려움의 장막이 걷히면서 신화와 전설의 생산이 중단됐다고 전제하고 전통적 의미의 신화, 전설, 민담, 미신, 설화의 재창조 언어를 시작하고 싶다는 의지를 담은, 신들의 모습을 조형한 일반성을 뛰어 넘은 작품들이었다.

향후 다양한 작가의 작품 전시와 작가들의 교류 그리고 지역민들의 참여 공간으로 정착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를 향하다

밀양시도 누루미술관의 문화예술 교류와 교육·연구의 플랫폼 역할에 기대를 가지고 있다.

향후 평생교육, 방과후 교육, 자유학기제 등은 물론 밀양 문화예술의 명소로 부상시키고, 국내외 예술인들이 전시, 연구, 워크숍 등에 참여할 수 있는 유명공간으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 지역 관련 문화예술 콘텐츠를 개발해 밀양아리랑대축제를 비롯한 지역 축제에 연계해 나갈 계획이다.

어쩌면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야할 우울하고 힘겨운 정신적 갈등 속에서 문화예술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영적 쉼터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는다.

누루미술관의 미래는 시와 민간의 운영노력만으로 피어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지역민과 밀양인 그리고 예술인 모두의 애정과 관심 그리고 참여가 있어야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밀양 유일의 미술관인 누루미술관의 미래가 식지 않은 열기 속에 날로 번창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박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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