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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길목 현대판 고려장!

[2020-10-15 오전 10:44:17]
 
 
 

최근 요양병원에서 향정신의약품 과다처방으로 환우를 구속하고 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 진의 여부를 떠나 그럴 수 있겠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연로한 부모 부양이 어려워진 것을 어디서 그 비유를 찾아볼까. 계절처럼 꽃으로 피어 역동적 삶으로 책임을 다하고 불꽃같은 열정으로 향기를 피우고는 단풍처럼 곱게 물들어 꽃보다 아름답게 잠결에 고통 없이 영면할 수만 있다면 노을 지는 석양 바라보는 노인에게는 여한이 없겠지만 현실이 그렇지가 않다. 의술의 발전과 의료복지로 고령인구의 증가는 저 출산과 함께 미래사회의 고민이다.

노환, 병치레 수발도 문제거니와 핵가족화로 부양책임에 대한 도덕적 해이가 불효의 딱지로 낙인 되어 윤리의 잣대를 들이대기는 옛말, 전통 가례를 크게 바꾸어 놓은 오늘날 부모 모시고 사는 것이 여간 힘들고 어려운 형편이 아닐뿐더러 노인 스스로 자식에 얹혀 함께 살기를 불편해하는 의식이 만연하여 4대가 함께 사는 집안은 특별한 종가 외 가뭄에 콩 나듯 하다. 이마저 양대 명절을 전후하여 소개되는 몇 명문가에서나 미풍양속을 지켜 섬김을 계승하는 것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니 3대의 삶도 흔하지가 않다. 빡빡한 생활에서 핏덩이 낳아 입히고 가르쳐 키워준 은혜에 보은하는 근본이 으뜸이겠지만 산업혁명이 낳은 성장위주의 경제활동에 내몰리는 사회구조다 보니 이런 문제가 파생된 것이다.

명절 때면 전통 가정윤리가 이상적 가정이라고 잠깐 마음을 돌렸다가도 그것도 잠시 연휴가 지나면서 생존의 숲 속으로 빨려 들고 만다. 이러다 보니 생업이 어쩔 수 없다는 합당한 이유가 되어 복지시설 입소가 당연시된 듯 부끄럽지 않은 시대가 되고 말았다. 초창기만 해도 부모를 내다 버리는 현대판 고려장이라 눈이라도 의식했었는데 이제 기력이 소진하면 자의든 타의든 시설로 입소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마음 준비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보람찬 일상 후 죽음의 존엄을 기대해도 될까. 일련의 보도를 보고서 복지시설 운영 주체를 일방적으로 부도덕하다 말할 수도 없다. 제약 처방 등이 시설개수나 환우 돌봄 환경개선보다 비중 있게 의료수가에 반영됨도 영리를 부추기는 역할에 기여했다는 지적과 함께 예산 집행과 현장 감독의 문제의식이 태부족하고 서류상으로 이루지는 것이 태반이라는 세평에는 혈세를 빼먹는 일에 공모자로 먹고 먹히는 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황혼의 길에 그림자 무겁게 깔려 있다.

경로효친(敬老孝親) 조상숭배(祖上崇拜)의 효() 문화가 지배해 온 가례(家禮) 풍습이 산업화가 남긴 환경오염과 함께 정신마저 병들어 점차 시들고 있는 현실에 그나마 추석 성묘에 일가가 모여 예초기 엔진 소리로 숲 속 매미의 마지막 울음마저 덮어 버리는 정성 뒤에 오붓하게 선영 앞에서 은덕에 감사함을 나누는 예의는 해마다 미덕으로 가슴에 와 닿고, 이방의 나라조차 동방의 작은 나라 효()를 예()로 예찬하였건만 우리의 전통문화, 가족 제도, 언어 등을 헌신짝 취급 경시해서야 부끄럽지 않은가. 단군 신앙, 한 얼이 우리의 정신이요, . 유교의 근본이 우리의 얼굴이었는데 외래 기복 부활 신앙에 줏대 없이 비비고 숙이고 과학적이고 창의적인 한글이 영어에 빛바랜 현실이 통탄스럽다.

산고(産苦)의 고통 인내로 기르고 가르친 은혜에 보은(報恩)은 고사하고 애지중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육아조차 위탁하여 보육하는 현실, 노인 문제와 함께 사회 공동체가 풀어야 할 숙제이다 보니 시설 법인 단체가 역할을 상당 감내하고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는 국가의 책무요 도리다. 늙은 것도 서러운데 황혼의 삶이 고독해서야 되겠는가. 인륜의 정마저 멀게 하는 금욕에 물든 병약한 사회를 걱정하는 까마귀가 보은(報恩)을 가르친다. 가정이 사회생활 뒷전으로 밀리다 보니 보육·부양의 틈새를 파고들어 복지의 요람 뒤에 감춰진 불안한 미래가 이익에 병들고 돈 버는 사업장으로 전락하는 꾸중 물 냄새가 소록소록 삶의 마지막 주거지가 될 복지시설이 황혼의 안식처일까. 유아·환우·노인 유치에 혈안이고 보육교사·간호사·간병인이 태부족인 것은 수익을 위한 영리 사업인 경영의 수단일 수밖에 없는 맹점인데도 공공성을 사회사업으로 위탁함을 이해할 수 없다. 이들은 또 집단의 목소리로 국가를 국민을 겁박할 것이다. 의사협회의 파업함이 그렇고 사립유치원의 대정부 투쟁도 같은 맥락이었다. 비단 특정할 수 없는 많은 이권 단체의 집단 행위와 사회 갈등에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공공성 사업은 공립으로 제자리를 찾아야할 이유다. 어차피 재원을 지원하는 마당에 공립으로 전환하는 것이 긍정적 측면이 높다. 다만 운영의 묘를 기해 공립을 주체로 사립을 혼용하면 집단행동의 폐단을 예방하는 방책이 되지 않을까.

사립 교육기관도 같은 맥락에서 국가재원은 부족하고 문맹퇴치를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탄생한 것이다. 이제 국가가 이를 흡수 공립화해야 한다. 국가가 집단에 굴복 끌려가는 정책은 국가의 책무를 다하지 못함은 물론 파생되는 사회적 소요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국에서는 경제 회복 빌미로 떡 값 나누듯 없는 예산 빚내어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가. 최소한 교육, 의료, 요양 등 공공재 성격의 사업체는 공립화로 전환하여 미래를 위해 점차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추석 명절에 고향 방문도 어렵고 더구나 복지시설에 입소시킨 부모 면회조차 단절된 이런 이유를 핑계 삼아 연휴에 제주 여행자 붐 걱정이라니 국가든 사회든 가정이든 보편적 윤리 의식, 제도 하에서 선순환 평온을 찾기를 바란다.

 

이승철/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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