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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예찬
강판권 지음/지식프레임 발행
[2018-12-14 오전 10:07:52]
 
 
 

사람보다 먼저 존재해서 수많은 세월을 살아온 나무의 무한한 힘은 어디서 생기는 걸까? 나무는 그 모진 삶을 대체 어떻게 견디고 살아왔을까? 어떻게 같은 자리에서 한결같이 자신의 삶을 꼿꼿이 지킬 수 있었을까?

이 책은 성찰, 성장, 상생, 철학이라는 삶의 중요한 화두를 중심으로 나무를 통해 배우는 삶의 자세를 소개한다. 이 책은 저자의 개인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한 글이 주를 이룬다. 그만큼 우리 삶과 밀착되어 있고,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보았음직한 일상을 바탕으로 한 나무 이야기이다.


길을 일러주지 않아도 낯선 곳에서도 살아남는 나무의 열매, 천적을 피할 수 없어 단단히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한 나무의 숙명, 가지와 줄기로 동시에 나이테를 만들며 자신을 안에서 다스리는 나무의 청정한 삶 등 우리는 석가모니가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었듯이 일상에서 흔하게 만나는 나무의 삶에서 다양한 성찰을 모색하게 된다.


특히 저자는 자신의 유년의 삶과 현재를 돌아보며 중요한 순간에 항상 곁에 있었던 나무를 이야기한다. 소에게 풀을 먹이러 갔다가 잠시 길을 잃고 막막해 했던 기억, 친구들과 씨름 시합에 져서 좌절했던 기억, 스스로의 자존을 찾아 방황했던 그 모든 기억 속에 항상 나무가 있다. 나무가 자라는 환경은 저마다 다르다. 그럼에도 나무들이 올곧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각자 나름의 생존법이 있다. 주위 환경의 특성을 파악한 후 자신이 가야할 방향을 정하는 담쟁이의 탁월한 적응력과 인내력, 꽃을 피울 가지를 만든 다음에 체력 보충을 하며 백일 동안 차례차례 꽃을 피우는 혁신 정신을 가지고 있는 배롱나무, 마디를 만들 때마다 속을 비워 자신의 삶을 유지하는 대나무, 아직도 추위를 뚫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600살을 산 원정매, 열매와 꽃을 동시에 피워 앞으로의 후손을 판단하는 차나무 등 우리는 나무가 가진 성장 동력을 통해 인생의 또 다른 깨달음을 얻는다.
 

나무는 다른 존재와 협력하며 살아간다. 다른 존재와 협력하며 지혜롭게 사는 나무의 생존 방식은 사람 또한 약한 존재를 무시하지 않고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준다. 충분히 독립수로 살아갈 능력이 있지만 여러 존재들과 더불어 살며 울타리로서의 삶을 사는 쥐똥나무와 새들에게 아낌없이 보금자리를 내주는 버즘나무, 정겹게 서로를 다독이며 마주 나는 자귀나무 나뭇잎, 사람들의 염원을 살펴준 제주 산천단의 곰솔나무 등 다른 존재와 상생하며 위기를 극복해 온 나무의 여러 삶의 방식은 개인주의에 물든 우리에게 부끄러움을 주기도 한다.
 

나무는 옛 성현의 사상과 문헌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 보인다. 공자와 맹자와 장자의 사상과 조선시대의 《예기(禮記)》, 《소학(小學)》 등 문헌 속의 나무를 인용하여 우리의 삶에 비추어 소개한다.
 

자신을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끊임없는 좌절을 겪을 때 공자의 일이관지 사상을 돌아보며 마침내 ‘나무를 통해 세상을 꿰는’ 수이관지(樹以貫之)의 세계관을 꿈꾸게 된 일, 실패한 인생이라고 생각했던 청년기에 자신의 쓸모에 대해 고민하며 무용과 유용의 철학을 깨닫게 된 일, 뽕나무로 노인복지정책을 실현하며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던 맹자의 왕도 철학에 감동 받은 일 등 저자는 우리에게 익숙한 여러 사상을 나무와 연결해서 일상의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박주연/세원문고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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