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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의 행운이 되어줄게

[2019-05-03 오전 9:37:03]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행운이 날아들기를 열망하면서 살고 있다.

지금은 비록 보잘 것 없는 신세이지만, 언젠가는 백마를 탄 왕자님이 찾아와줄 거라는 일말의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이리라. 숲 속을 헤치고 용감하게 나아가다보면, 단 한 번의 키스로 잠들어 있던 공주와 왕국 전체를 깨워낼 기상천외의 세상을 이루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 그러나 대체로 그런 행운은 좀처럼 현실화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말의 허무를 안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때때로 서글프다.


다른 한편으로 생각의 전환을 시도해본다면, ‘행운’이라는 것이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특별한 어떤 무엇이 아니라, 도처에 널려있는 일상을 축복의 순간으로 만들 수도 있겠다는 발상을 해볼 수도 있을 법하다. 그리 어렵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생각에 따라서는 용기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런 발상은 어떤가. 나에게 쏟아지기를 바라는 행운의 화살을 다른 사람을 향해 쏘아보는 방법. 이것이야말로 역발상적 사고의 전환이면서도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묘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기에 과감히 제안해 보고자 한다.


나에게로만 열려 있다고 생각하는 문을 타인들을 향해서도 활짝 열어놓는 마음 즉, 내가 너의 행운이 되어주겠다고 결심해보는 것이다. 가끔 푸른 잔디밭이나 들판을 만날 때면, 괜스레 세 잎의 크로바들을 헤집고 다니면서 네잎 크로바를 찾아보고 싶다는 도전의식에 사로잡히곤 한다. 꼭 찾고야 말겠다는 일종의 집착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흔히 말하는 세잎 클로버의 의미 ‘행복’을 잊은 채, ‘행운’만을 쫓아다니는 어리석은 인간의 전형을 스스로 증명하는 셈인 것이다. 좀처럼 현실화되기 어려운 ‘행운’을 ‘내’가 아닌 타인에게 몰아주기로 작심한다면, 그런 발상을 모두가 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날마다 행운의 축제 속에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침 출근길마다 행운을 불어넣어주는 분들이 있다. 바로 길거리 레코드점 주인장 아저씨이다. 언제나 시원스런 인사와 아름다운 미소, 그분으로부터 무차별 친절을 받으면서 나도 합당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또 건물에 들어서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주면서 반갑게 인사하시는 경비아저씨. 모두 ‘내가 있어 더 아름다운 사회 만들기 운동 본부’의 인근 주민들답다. 타인의 행복에 기여하는 방법은 이렇게 의외로 소박한 출발로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가하면 갑자기 결혼 취소 통보를 받은 한 미국인 여성이 주변의 노숙자 170명을 초대해 성대한 파티를 열어준 사례가 놀랍기만 하다. 그녀는 결혼식을 위해 근사한 연회를 예약했지만, 너무 임박해서 받은 통보로 예약 취소에 따른 환불이 불가하다는 것을 알고, 약 4천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날리기보다 주변의 노숙자 쉼터에 연락해, 170명의 초청자 명단을 작성하고 정식으로 초대 카드까지 보냈다는 것이다. 현지 재향 군인 단체 등에서 노숙자들이 파티에 입고 갈 정장과 드레스, 타고 갈 버스도 제공했고 인근 대학생 단체에서 카드 배송을 도왔다고 하는 소식은 훈훈함을 넘어, 개인의 슬픔조차 타인의 기쁨으로 승화시킨 좋은 사례라 할 만 하다. 이는 단순히 내다버리는 것, 나누어 주겠다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 거대한 프로젝트였다.


어떤 이는 ‘행운’은 매일 아침 일찍 오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뜻밖의 행운이 온다면 망설일 필요 없이 즉시 내 곁으로 끌어당겨야 한다. 그러나 그 행운의 수혜자가 늘 ‘나’이기만을 바라기보다는 타인의 행복에 기여할 줄 아는 폭넓은 시각에 과감히 도전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우리는 똑같은 상황을 천국으로도 만들 수 있고, 지옥으로도 만들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가진 超人들이기 때문에.

정희숙/(사)기회의학숙총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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