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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뇌의 근육운동이다

[2020-09-14 오후 2:34:15]
 
 
 

코로나 사태로 많은 계획들이 미루어졌다. 특히 하늘 길이 멈추다보니, 일본과 캄보디아와의 계획도 수정해야 할 수밖에?없는 지경에 놓였고, 우리 학숙의 주요 프로그램이었던 토스트마스트 프로그램도 (Toastmasters club meeting) 잠정적으로 멈춰져있다. 이렇듯 모든 것이 멈춘 지금 새롭게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본다. 이참에 글쓰기의 즐거움에 빠져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글쓰기의 즐거움. 그러고 보면 글을 쓰는 즐거움에 대해 우리는 너무나 모르고 있거나 잊고 있는 건 아닐까. 심지어 글쓰기는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으로 매우 특별한 모험쯤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글쓰기는 생각보다 멋진 일이다. 나를 정리하고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정확한 사실에 근거해야 하기 때문에 글은 독자의 심판을 받을 각오를 해야 하는 부담을 안아야 한다. 그것이 글쓰기의 매력이자 즐거움인지도 모른다. 스스로 시간을 정해놓고 그 정해진 시간 안에 글을 써 보는 연습. 마감 시간 안에 글을 써내야 하는 즐거운 통증(?)을 경험해보자.

가령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말들을 모두 글로 써본다면 어떨까. 나의 언어습관은 물론이거니와 나의 어휘 보유량과 언어구사 능력, 그리고 언어활용능력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게 될 것이다. 더불어서 나의 언어 사용 습관을 다듬고 정리해 볼 수 있는 기발한 찬스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능력을 쌓아보는 것. 쓰기 훈련은 인간 지성의 마지막으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쓰고 익히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중요한 사실을 늘 멀리해왔다. 마치 글을 쓰는 사람은 따로 정해져 있고 나와는 무관하다는 식의 사고방식으로 굳어져 있는 느낌마저 든다. 학숙보를 만들기 위해 글을 청탁할 때마다 손 사레를 치는 이유들도 다양하다. 소위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조차도 다르지 않다.

매일 10분이라도 글을 써야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하버드대는 1872년부터 신입생 전원에게 글쓰기 프로그램 강좌를 이어오고 있다는데, 글로써 논리적 주장을 펼 수 있어야 진정한 지성인이라고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식인은 글쓰기로 결국 평가 받을 수밖에 없다. 진정한 프로가 되려면 글쓰기는 기본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우리 학숙에서도 PREP기법을 활용하는 글쓰기 기법을 훈련하고 있다. 이 기법은 Point, 즉 말하려고 하는 핵심 포인트를 먼저 드러내놓고 Reason, 그 이유를 설명하는 방식이다. 그런 다음 적정한 사례들을 Example, 예로 들어 나열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에 다시 한 번 Point, 나의 말과 글을 되새겨 줄 포인트를 점검해주는 것. 기본에 충실한 글을 쓰는 연습을 하다보면 어느새 글쓰기의 달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맞춤법 때문에 사전과 씨름하느라 얼마나 오랜 시간을 허비해왔는지 모른다. 그래도 그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글을 통해 깨닫게 된다. 사전을 얼마나 펼쳐봤느냐에 따라 글쓰기의 맛이 다르지 않을까.

듣고 말하고 읽을 수는 있지만 쓸 수 없다면, 절름발이 지성인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다.

 

정희숙/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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