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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르뽀-코이카 사랑 파라과이(19)
Santa Tresta 올레 길 12km 사랑
[2018-07-31 오후 4:17:00]
 
 
 

오지에서 시간을 잘 보내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말벗, 문화 시설, 시장 보기 등이 전혀 없는 동네에서 어떻게 하면 시간을 유효적절하게 보낼까하는 생각을 늘 하게 된다.

필자는 이 동네의 최대 선물인 자연을 벗 삼아 길을 찾아 걷는 일이다. 때 묻지 않은 길을 걷노라면 하늘의 구름의 이야기도 듣고 새들의 노래 소리도 듣고 자연 속에 방목된 소, 돼지, 닭들의 놀이마당도 엿볼 수 있어 심신의 힐링에 최고이다.

필자가 이 동네 6개월 가까이 살면서 우리 학구 호세 파사르디 동네라는 동네는 다 둘러보았다. 우리학교 약 150여명 아이들이 어느 동네에 살고 가정 형편이 어떤지 대충 다 안다.

요샌 우리 학구를 벗어난 이웃 모리닝고(Moriningo) 다른 면지역길을 찾아 나섰다. 일단 우리 학구를 벗어나면 걷는 거리가 더 멀어진다. 좀 멀어도 새로운 길을 찾아 걷노라면 또 새로운 세계를 맛보고 내 마음에 와 닿는 즐거움은 배로 더 크게 와 닿는다.


우리 동네 시골길은 모두가 올레 길이다. 파라과이는 땅이 넓어 국가에서 토지를 한 가정에 약 3-4헥타르(약 1만평)씩 무상으로 분배했다. 엄격하게 말하면 땅 관리권을 이양한 것이다. 그래 배정된 땅에 집을 짓고 살기 때문에 동네가 집단화된 경우는 전혀 없다. 한 집 건너 100-200미터 이런 식의 동네라 서로 오가는 길은 잘 연결되어 있다. 모두가 비포장 황토 길이다.


이런 길을 걷노라면 마치 밀림 속 오지 마을을 탐방하는 기분이다. 모두가 외딴 집에 사는 셈이다. 필자가 우리 학교에서 동쪽으로 난 산타 트레스타 길은 두 달 전에 필자가 개발한 최고의 올레길이다. 학교를 출발해 우리 호세 파사르디 면 지역 끝에 산 로케(San Roque)라는 초등학교가 하나 있다. 이곳을 지나야 새 올레 길을 만날 수 있다. 약 4km 정도 걸어야 만날 수 있는 그림 같은 시골 학교이다. 학생 수 약 50여명 되는 미니학교다.

어느 날 학교를 찾았을 때 잔디밭 운동장에서 남녀 아이들이 함께 축구를 하고 있는 게 아니가? 이게 진짜 인성을 키우고 자연을 사랑하는 참 교육인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학생 수에 비해 교실이 부족해 50여명 아이들을 오전 오후반으로 나눠 2부제 수업을 하고 있었다. 5학년은 오전에 6학년은 오후에 학교에 온다. 필자가 볼 때는 좀 낡은 교실이라도 좀 수리해 한꺼번에 다 수용해 공부 시간을 좀 늘리면 좋겠는데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 무척 안타까웠다.

이 학교를 지나 아슬아슬한 나무다리 하나를 건너면 모리닝고 라는 면지역이다. 이 지역은 우리 동네 보다 현실이 좀 더 좋은 지역이다. 우선 인구가 많고 땅이 더 넓다. 땅이 더 넓으면 소를 더 많이 키울 수 있어 가구 당 소득이 높아진다. 이 동네 자연은 더 다양했다. 해발 고도가 낮은 이 나라에 다리도 있고 늪지대도 있다. 그림 같은 작은 호수도 있어 걷다가 호수 주변을 일주하며 물새들의 몸놀림도 감상한다. 늪지대에 집에서 키우는 돼지들이 한가로이 먹이를 찾아 즐긴다.


걷다가 모리닝고 면 지역 산타 트레스타 학교가 있어 들렸다. 오후 반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운동장에서 공을 차고 논다. 아이들이 반갑다고 코리아노 코리아노 하고 손을 흔든다. 학교에 들렀더니 선생님들이 쉬는 시간에 운동장에 의자를 갖다놓고 앉아 쉬고 있었다. 코이카가 무엇이냐 문는다. 이래저래 자세히 설명하니 자기들 학교에도 한명 신청해야 되겠다고 나선다. 우리 코이카 전화번호를 건네면서 한번 전화해 보라고 했다.

다시 쉬엄쉬엄 걷는다. 버스가 다니는 모리닝고 면 소재지 중심지까지 우리 학교에서 약 2시간 정도 걸리니 약 8km 정도는 되는 거리다. 길을 걷노라면 천의 얼굴을 가진 자연이 좌우에서 다가와 손짓을 하기에 전혀 지루함이 없다. 스마트 폰 S 헬스에 찍힌 거리가 8.12km 정도. 걸음 수는 16,000보 정도이다. 아직도 남은 길이 약 4km 이다. 이 길은 차들이 다니는 도로이다. 도로 옆으로 널찍한 인도가 있어 걷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또 차량 통행이 적어 안전에도 큰 문제가 없다. 이 차도 주변에 끝없는 푸른 목장이 펼쳐져 있다. 그야말로 목가적인 대 자연이다. 12km 올레 길 3시간이면 적당하다.


필자는 이 올레 길을 1주일에 2-3회 정도 걷는다. 제일 마음에 와 닿는 사랑이 물씬 배인 길이다. 다른 때는 우리 동네 산 프란시스코 올레길 6km 정도 걷는다. 걸으면서 아직도 부족한 스페인어 단어 30개 생활 회화 10문장 정도 외우면서 걷는다. 이것도 머리 회전 훈련에 큰 도움이다.


길을 걸으면서 파우스트는 인생에 권태를 느끼고, 향락에 지쳤을 때 숲속의 대자연의 소박한 미(美)와 건강한 생명을 보고 재출발하는 힘찬 용기와 활력소를 얻었다. 높은 하늘을 바라보며,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푸른 자연을 즐기면서, 넓은 대지를 힘차게 걸어갈 때 우리의 생명은 젊고, 순수하고, 아름다워진다.


누군가 걷는 것을 배워라. 걷는 것을 사랑하여라. 걷는다는 것은 내가 내 발로 혼자 늠름하게 서서 목적지를 향하여 힘차게 나아가는 것이다. 인간의 발이 땅을 밟지 않을 때 심신(心身)이 질병이 생긴다. 적어도 하루에 만보는 걸어라. 걷는 것처럼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 없다.

인간은 자연의 아들이요, 대지의 딸이다. 우리는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간다. 인간이 자연을 멀리하면 멀리 할수록 정신병, 문명의 질환에 걸린다. 현대인은 문명에 지쳤다. 우리는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 자연이 내 뿜는 정기를 마셔야 한다. 여긴 미세 먼지라는 말이 없다. 모두가 청청 지역이다. 그래 머리가 더 맑고 가슴이 넓어지는 것이다. 오늘도 코이카 시니어로 이 올레 길 사랑에 흠뻑 빠져 또 하루를 은혜롭게 보내게 됨을 한없이 감사했다.


(사진설명 : 산 로케 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축구를 하며)

주태균/코이카1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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