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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사의 비경

[2006-02-23]
 
 
 


6시부터 저녁 예불이 있다기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를 나서면서 최소한 피부노출을 줄였으나 어깨는 귀까지 올라온다. 홍련암옆 기도실에 가는 길엔 양쪽으로 오색 등불이 주욱 밤길을 안내해 주었다. 임시로 마련한 기도실은 두꺼운 비닐로 만들어 마치옛날 시골의 가설극장을 방불케 했다.
 

일찍 온 탓으로 나는 장작난로 가에 앉을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졌다.
요즈음에는 다양한 난방시설이 있어 실내전체를 고루 데우는 성능 좋은 기계는 사람을 흩어놓지만, 연탄난로나 나무난로는 사람들을 모이게 한다.

또 석유난로는 값비싼 에너지로서 수입품이지만, 언 손을 비비며 자연스럽게 爐邊談話(노변담화)가 오가며 언 마음을 녹이는 나무난로나 사람난로의(인정) 연료는 순수국산이면서도 매장량이 풍부하지 않은가.
 

기도시각이 가까워오자 불심이 깊은 신도들은 금세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대강 헤아려도 400명은 족히 넘어 보이는 신도들은 저마다의 소원을 빌며 연신 절을 하고 기도를 하고 염불을 듣는 열정이 동지섣달 맹추위도 불심으로 녹이는 듯 했다.
 

일곱 개의 전등아래 앉은뱅이 쇠 난로는 아낌없이 열을 발산하지만, 겨우 두어 겹의 비닐천막에 몸을 의지한 채 주지스님의 법문을 듣고 있노라니 바깥에서는 천지가 무너지는 듯한 바닷바람소리와 문풍지 소리가 좁은 법당 안 마이크를 통해 듣는 스님의 설법보다 할 말이 많은지 훨씬 우렁차다.
 

 살아오면서 미움과 시기, 원망들을 모두 바다에 던져버리고 자비를 베풀라고 하신다.
  예불을 듣고 보니 “그래 그 동안 세속의 번뇌를 모두 던지고 바람에 날려 보내마” 다짐을 하며 가슴속 깊은 소원을 빌고 또 빌었다. 서까래, 범종, 기둥 등 불사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貧者一燈(빈자일등) 이라 하지 않던가? 나는 기와 불사에 동참했다.
 

저녁9시가 넘어 기도를 마치고 나오니 기념으로 염주 팔찌 한 쌍씩을 나누어 주었다.
 

숙소로 가는 길의 찬바람은 따갑도록 얼굴을 할퀴었고 눈 아래의 바닷물은 부글부글 끓는 듯 했다.
 

 파도가 잔잔할 때는 오징어잡이 불이 장관이라고 주위에서 귀띔을 해 주었는데 시기를 맞추어 가지 못한 탓에 볼 수가 없었다. 일행中 동해에 왔으니 오징어 회를 먹으러 가자고 제의했다.
 

모두 기다렸다는 듯이 찬성이다. 알싸한 겨울밤 배낭을 둘러매고 눈 밑까지 목도리를 감고 호주머니에 손을 찌른 채 횟집을 찾아 터벅터벅 걸어가는 모습은 대화마저도 영하의 날씨에 얼어붙는다.

횟집이 즐비한 양양의 밤은 불야성을 이루었고 주인의 환대에 따라 들어가니 유리벽 한 장 차이로 겨울과 여름이 공존하는 듯 했다.

회를 시켜놓고 벗어놓은 배낭과 외투, 모자, 조끼, 목도리, 장갑들이 한 짐을 풀어놓은 듯하다. 이윽고 맛깔스런 회가 나왔는데 오징어다리는 초장이 닿는 순간 꿈틀꿈틀 거리는 모습이 나에겐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숙소로 돌아왔을 땐 열시반이 가까웠는데 오늘은 대충 씻고 내일 해돋이를 보기위해 그만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새벽잠을 줄이고 친구와 뜨끈한 해수탕에서 목욕재계를 하고 의상대 앞으로 가니 해돋이를 보기위해 수많은 인파들이 모여들었다.
 

일몰은 게으른 사람도 볼 수 있지만 일출은 부지런하지 않으면 볼 수도 없다.
 義湘臺(의상대 강원유형문화재 제48호)는 산세를 살핀 의상대사가 낙산사를 지을 때 기도하던 수행 처라고 한다. 어젯밤 거친 파도소리를 토해내던 동해바다 낙산사는 풍경소리, 푸른 종소리는 오간데 없고 스님들의 한숨이 모여 안개가 되고 신도들의 눈물이 모여 바다가 되었나 보다.
 뿌연 안개 넘어 그을린 소나무 사이로 동트기를 숨죽여 바라보고 있노라니 마치 산모가 새 생명을 잉태하기위해 진통하는 것처럼 해는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윽고 먼 바다 끝에서 부채꼴 모양의 광선이 비치기 시작하더니 '7시 37분' 드디어 어둠을 헤치고 황금빛 태양이 솟아오른다.
 

난 그때서야 찬란한 홍련이 피는 것을 보았다. 異口同聲(이구동성)으로 함성이 터지고 절을 하며 소원을 비는 사람, 카메라 폰으로 셔터를 누르며 연신 추억을 담는 사람,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가슴 가슴마다 오늘의 태양은 어제의 태양과 의미가 다를까?
 

썰물처럼 사람들이 빠져나간 바다는 푸르스름하다. 스님의 예불만으로 부족해서 대신 자연의 마음을 베풀어 놓은 것일까? 신도들이 찾지 않은 날도 스님은 하루도 빠짐없이 법당에 홀로 앉아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했을 것이다.
 

의상대에서 300m 지점에 위치한 홍련암에는 아침에도 역시 참배객들이 많이 붐볐고 난 조용히 두 손 모아 정성껏 기도를 드리고 나와 감로수 한 병을 담아 배낭에 넣었다.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에??보타전??앞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네 모퉁이에 추녀를 달아 지은 팔작지붕은 규모가 크다. 나는 처음 만나는 기이한 부처를 모셔놓은 곳으로 다가가 불전에 보시한 후 三拜를 하고 나오니 일행은 뒷모습을 감추어 버렸다.

 이제 산사의 아침은 활기차다. 사찰을 복원하기 위해 땅을 파는 포크레인 소리 회생이 불가능한 나무를 베느라 전기 톱날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다. 종종걸음으로 달려가니 버스는 시동이 걸려 있었다.
 

일 년 후에는 복원된다는 비운의 낙산사를 뒤로하고 운전기사는 우리들을 특산품 판매점으로 데려다 놓았다. 청정바다에서 건져 말린 건어물을 중심으로 갖은 젓갈과 해초들이 줄을 섰다. 모두들 자기가 좋아하는 갯내음을 한 보따리씩 사들고 왔다.
 

이제 갈 때는 동해를 따라 간다는 안내 방송이 흐른다.
 한참을 가더니 추암해수욕장 입구에 차를 세워 안내했다. 일부사람들은 차에서 내리지 않았지만 호기심 많은 나는 추위를 무릅쓰고 400m 정도 바다를 향해 걸어가니 유명한 촛대바위가 있었다.
 

깊은 바다에서 불쑥 솟아나와 칼로 자른 듯한 바위등대처럼 직립한 촛대바위는 저 혼자서 높은 파도를 묵묵히 온몸으로 막고 있었다.
 

그것도 하얀 소금을 등에 업고서 거대한 파도를 간단히 방어하고 있었다.
 괭이갈매기들도 따스한 볕이 그리운 듯 양지쪽에서 몸을 말리며 졸고 있었고 오징어형제도 코뚜레를 한 채 줄지어 펄럭이고 있었다.
 

갈 길이 먼지라 행동은 민첩하게 해야 인솔자는 수월한 법.
 또 안내방송이 흐른다. 후포에서 점심을 먹을 거라고…
 통신수단이 좋아서 식당에 들어가니 벌써 점심상이 준비되어있었다
 매운탕에다 회를 먹게 되었는데 아침을 거른 때문일까 꿀맛이다
 

커피로 입가심을 한 후 바닷가와 작별하고 나니 일행을 실은 버스는 신바람이 난 듯 무작정 달려간다.

그리고 길잡이가 물어보았다. 김해에서 내릴 손님 없냐고…

 

김근숙밀양문화원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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