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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어사의 여름

[2018-08-27 오전 10:50:00]
 
 
 

낙동강의 푸른 물빛은 거침없이 금오산으로 내달리다가 만어산으로 방향을 바꾼다.


그곳엔 동해 용왕의 아들이 만 마리의 물고기를 거느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해발 670미터 자락에 지어진 만어사가 고찰이라는 사실을 잊고 지낼 때가 많은데 이는 돌로 바위를 두드리면 쇠소리가 난다는 경석(밀양3대 신비)에만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었기 때문이리라...


절 마당에 우뚝 솟은 3층 석탑은 보물 제466호로 고려시대 때 축조된 만어사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오랜 세월동안 그 곳에 서 있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탑을 바라보며 소원도 빌었을 터인데 석탑은 말없이 그 자리에 우뚝 버티고 서서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 주었다.


오랜만에 시원한 강바람이 만어사로 불어오고, 매미들은 여름이 지나는 게 아쉬운 듯 목청껏 노래하니 주변이 온통 매미 소리뿐이다.


만어사 주차장이 최근 잘 정비되어 관광객들의 불편이 사라졌다지만 입구 화장실의 지독한 냄새는 여전하다.


특별히 촬영할 피사체가 없지만 만어사를 찾는 이유는 풀리지 않는 신비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람들마다 돌로 바위를 두드리며 즐거워하는 표정들이 오버랩되면서 눈앞에서 사라지기도 한다.


법당 아래 미륵전에는 제법 숙연한 기운이 감돌고 동해 용왕의 아들이 만마리의 물고기들을 바라보는 모습은 마치 제왕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맑았던 하늘엔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고 멀리 성냥갑처럼 작았던 공장들은 안개에 휩싸여 오간데 없다.


중형 필름 카메라로 전체적인 풍광을 먼저 담아 놓고선 디지털 카메라로 부분부분 클로즈업하여 찍는다. 어쩌면 기록으로서의 보존가치 때문에 촬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예전엔 음성공양이 절 마당에 울려 퍼졌는데 오늘은 너무 조용하니 낮선 곳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항상 차에 드론을 싣고 다니기에 빼 놓을 수 없는 촬영 수순이라 절 마당에서 드론을 높이 올리니 멀리 낙동강과 작원관이 한 눈에 들어오고 만 마리의 고기들은 바다에서 헤엄치는 듯 살아 숨 쉬는 모습이라 그 아름다움은 하늘이 아니고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장관이었다.


빼곡히 박힌 경석들은 필자를 신비의 세계로 안내하기에 충분했고 만 마리의 물고기들은 모두 용왕의 아들이 있는 미륵전을 향해 열심히 헤엄치고 있었다...

 

 

배재흥/밀양풍경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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