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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을 감수하는 미련함

[2020-09-23 오후 5:12:47]
 
 
 

가고픈 밀양! 살고픈 밀양!

스위트 워터 타운(8)

 

오염을 감수하는 미련함

못 고치는 병은 참아야 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게놈(Genom)지도가 발견되고 동물의 장기이식(臟器移植) 기술이 발전한 시대에 무슨 잠꼬대 같은 얘기냐고 반문하겠지만, 아직도 주위에서 크고 작은 보 건설 현장을 목격하면 위의 속담이 반추(反芻)된다. 지켜보기가 매우 안타깝고, 아둔하다는 생각이 든다. 수학자 가우스는 선생의 ‘1, 2, 3 ··· 100’을 더하라는 문제를 ‘101 × 50 5050’로 단 3분에 답을 내놓았다. 즉 다른 아이들은 1+2=3, 3+3=6, 6+4=10, 10+5=15 이런 식으로 끙끙되고 있을 때, 그는 번거롭게 100번 덧셈하는 게 싫어 궁리(窮理)를 했던 것이다. 전국에 1984 ~ 2013년 사이 30년 동안 용도 폐기한 보는 3,826개소이고, 현재 33,893개소의 관개용 보가 운용되고 있다. 이를 합하면 37,719개소다. 가우스는 백번도 같은 일을 반복하기 싫어 연구를 하는 데, 무려 37천여 번의 보를 축조하면서도 보의 기능 업그레이드(upgrade)에 관해 연구를 하지 않았다. 혁신을 입에 밥 먹듯이 외치는 사람들이라 뭐라고 해야 적절한 표현이 될까? 뒤돌아볼 때이다.

 

원래 보()는 농사용 관개(灌漑)목적으로 개발되었다. 따라서 전답(田畓)에는 자연물에 의하여 오염된 물은 아무 문제될 게 없다. 오히려 녹조(綠藻,water-bloom)가 심한, 멀리 농수로에 있는 물을 일부러 펌핑(pumping)하여 농사를 짓는 농부도 더러는 있다. 녹조는 비료성분이 많을 경우 발생하기에 농사가 더 잘 되기 때문이다. 또 녹조를 이용하여 비료를 만드는 기술도 이미 개발되어 있다. 지구상에 살아 있는 만물은 모두 물을 필요로 하지만, 인간이 마시는 음수(飮水)와는 차원이 다르다. 농작물에 공급하는 관개용수는 오히려 맑은 청정수보다 퇴비성분이 약간 가미된 물이 더 좋다. 또 강이나 연못에 사는 물고기와 수서^곤충(水棲 昆蟲)들은 물속에 떠다니는 부유물이 있어야 이를 먹이로 먹고 자란다. 또 사람은 불순물 하나 섞이지 않은 증류수(蒸溜水)보다 자연 생수가 몸에 더 이롭다.

 

농경사회가 퇴조하고 산업사회로 변천되면서 도시로 인구가 집중되자 생활하수, 공장폐수 유입 등 오염원이 점점 늘어나게 되었다. 또한, 보 축조목적도 고유의 관개용 일색에서 상수원 취수와 친수공간으로서의 조경용 등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그런데 모두(冒頭)에 말했듯이 보의 구조를 개량하지 않은 채 종래 형태로 보를 건설하면, 문제가 발생됨은 자명하다. 이는 비 오는 날에는 장화를 신어야 하는데, 방수가 안 되는 운동화를 착용하는 것과 같다. 이런 속에서 아직도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크고 작은 보를 확장하거나 신설하고 있다. 양산시가(市街)를 관통하는 가까운 양산천이 그러했고, 함양의 안의읍, 울주 언양읍에도 오염에 무방비인 종래 형태의 보를 축조하고 있다. 밀양시 또한 에어 튜브(air tube)에다 공기를 주입해서 수위를 조절하는 일명 고무-보를 설치했다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토록 인간은 친수공간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직도 보 축조에 의한 오염은 해소할 수 없는 난제라 믿으며 보를 건설하고 있다. 마치 두루 병원을 전전하며 진료를 받아도 병명을 못 찾아 헤매는 사람 같다. 이에 필자는 인간 본연의 친수 심경(心境)을 간파해 맑은 물의 마음껏 사용, 물을 즐길 수 있는 기술과 방안을 연구했다. <차회 계속>

 

녹조를 펌핑해 넣은 논

박삼식/기술정책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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