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기미의 겨울
 
 [2021-01-18 오전 11:14:20]

 

뒷기미의 겨울

 

최근 보름정도 한파가 지속되어 온 세상이 얼어붙은 듯하고, 맹추위와 코로나로 거리는 휑하니 찬 기운만 감돌아 주말인데도 인적이 드물다.

삼랑진 뒷기미 방면으로 가는 길은 항상 즐겁고 흥겨운 건 마치 반가운 사람이 있을 것 같은 기대에 부풀어서다.

매서운 한파의 꼬리가 잘리지 않아선지 차량의 창문을 열 때 마다 세찬 바람이 온 몸을 휘감고, 낙동 강변엔 키 높은 갈대가 겨울햇살에 몸을 맡기곤 한다.

예부터 강물이 흐르는 지역에 농업과 상업 등이 번창하였으니 삼랑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곳 뒷기미는 거족마을과 상부마을 사이 갯가에 있었던 작은 부락으로 뒤쪽 갯가에 위치해 있고 산 아래쪽에 있다고 하여 생긴 지명으로 뒷개뫼(後浦山)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낙동강 전체가 꽁꽁 얼어 오가는 고깃배는커녕 철새들도 사라졌고 나룻터엔 세 척의 빈 배 만 얼음 속에 갇혀있다.

강물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코끝을 스치고, 역광으로 빈 배의 고적함을 담기위해 강변에 내려서니 겨우내 쌓였던 먼지들이 푹푹 올라온다.

필자의 기대만큼 멋진 장면을 만나지 못했지만 이 엄동설한에 카메라 셔터를 누를 수 있는 순간들이 정말 행복했었다고 후손들에게 얘기할 것이다.

겨울해는 돌아서면 금방 어두워진다고 했던가....

어느새 건너편 마을의 불빛이 하나둘 켜지고 해는 졸리는 듯 쉬엄쉬엄 넘어가고 있었다.

 

배재흥/ 밀양풍경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