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계정의 가을
 
 [2018-11-13 오후 2:07:00]

이른 아침인데도 표충사로 향하는 차들이 줄을 잇는다.


단풍철이라 관광객들은 산으로 들로 향하고, 파란 하늘은 더없이 높아만 갔다.


매년 이맘 때 표충사로 향하다 보면 노란 은행나무 가로수들이 필자의 마음을 들뜨게 하지만 이마저도 얼마 후면 사라질 것을 생각하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금곡다리를 지나 아불마을에 이르자 강 옆 반석 위에 아담한 정자 한 채가 가을볕을 쬐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240여 년 전에 반계 이숙선생께서 별서로 지은 정자로 반석 위 푸른 계곡 옆에 세운 정자라 하여 반계정(盤溪亭)이라 했다고 한다.


이숙 선생께서 이곳에 정자를 짓게 된 사연은 매를 날려 사냥을 하던 중 매가 돌아오지 않아 매를 찾아서 산에서 내려와 보니 이 반계정 터에 앉아 있는 매를 만났다고 한다.


자신도 이곳에 앉아 단장천을 쳐다보다 그 아름다움에 반해 정자를 지었다고 한다.


강 건너편에서 촬영하며 찬찬히 살펴보니 주변 나무들이 계절 따라 아름다운 옷을 갈아입음을 알게 된다.


신록의 느티나무와 여름의 붉은 배롱나무 꽃 그리고 가을의 은행나무...
모든 것이 반계정과 함께 숨 쉬고 있는 듯하다.


반계정 앞 강물은, 재약산 옥류동천에서 내려오는 물과 밀양댐에서 내려 온 물이 합수되어 지나는 곳으로 가을 아침이면 물안개가 피어올라 사진작가로서 최고의 피사체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은행나무 꼭대기에 앉았던 왜가리 두 마리는 의심 많은 눈초리로 큰 날개를 퍼득이며 사라지고 가을바람은 차가운 강물을 휘젓고는 바위틈으로 사라진다.


조금 전 날린 필자의 드론은 어느새 파란 하늘 끝까지 올라가 보이질 않았고 이러다 분실되면 어쩌나... 조바심만 커져 갔다.